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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檢총장에 이원석… ‘사람에게 충성 안 할’ 적임자 맞나

입력 2022-08-19 00:00업데이트 2022-08-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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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어제 지명했다. 전임 총장이 사퇴한 후 105일, 대통령 취임 101일째다. 최소 20일 이상 걸리는 국회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약 한 달 뒤 총장에 임명될 수 있어 총장의 최장 공백 기록(125일)이 이번에 깨질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자는 윤 정부 출범 이후 3개월 만에 지검장 말석이라 볼 수 있는 제주지검장에서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으로, 다시 검찰총장으로 두 단계 승진했다. 고검장은 물론 일부 검사장보다 이 후보자가 후배여서 서열 문화가 있는 검찰에선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낸 이 후보자는 3년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을 보좌한 것을 포함해 3번 정도 같이 근무한 적이 있다. 윤 정부에서 고속 승진한 이 후보자가 지휘하는 수사는 중립성이 더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총장 부재 상황에서 이 후보자는 총장 직무대리 역할을 했다. 사법연수원 동기 한동훈 법무장관이 단행한 인사에 일부 관여했고, 전직 국가정보원장 고발 사건 등 주요 수사를 지휘했다. 인사나 수사에 전혀 개입하지 못한 후보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식물총장’ 논란이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총장과 직무대리는 권한과 위상이 다르다. 윤 대통령이 복심으로 불리는 한 장관보다는 ‘덜 가까운’ 이 후보자에게 일단 직무대리를 맡겨 충성도를 테스트한 것 아니었냐는 지적도 있다.

이 후보자는 지명 직후 “검찰 중립성은 국민 신뢰의 밑바탕이자 뿌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검사 재직 때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중립성을 강조했다. 법무장관과 주요 수사 지휘라인에 이어 총장 후보자도 대통령과 근무연이 있는 후배 검사로 채워졌다. 검찰이 신뢰받는 길은 수사 대상자가 누구든 똑같은 잣대로 수사하고, 적법 절차를 지켜 수사를 받는 사람이 승복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가 검찰 중립을 지켜낼 소신과 의지를 가진 적임자인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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