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판로 막힌 귤, 온라인 판매 1년만에 매출 30배 껑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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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A Farm Show-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청년과 함께하는 스마트 농업 에그테크로 여는 미래 일자리
〈3〉‘A팜 마켓’ 특산물 업체 20곳 참여
서귀포 ‘귤메달’ 농장 양제현 대표… 통영 ‘통수산’ 운영 최준혁 대표

서울 직장을 관두고 제주 서귀포시에서 아버지가 키워온 귤 농장을 이어받은 양제현 귤메달 대표(오른쪽). 쿠팡에서 판매를 시작한 후 다양한 고객들을 확보했고 월 매출을 30배 이상 끌어올렸다. 쿠팡 제공
서울 직장을 관두고 제주 서귀포시에서 아버지가 키워온 귤 농장을 이어받은 양제현 귤메달 대표(오른쪽). 쿠팡에서 판매를 시작한 후 다양한 고객들을 확보했고 월 매출을 30배 이상 끌어올렸다. 쿠팡 제공
제주 서귀포시에서 귤 농장 ‘귤메달’을 운영하는 양제현 대표(29)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뒤 삶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 할아버지 때부터 자식처럼 가꿔 오던 농장을 내버려둘 수 없어서 회사를 관두고 제주도로 무작정 내려왔다. 하지만 농사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귤을 잘 키워도 팔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 할아버지 때부터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귤메달의 귤이 제주에서도 특품으로 꼽힌다고 자신했지만, 농장의 브랜딩이 돼 있지 않아 경영난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되며 수매가 전혀 안 됐다. 애지중지 키운 귤을 결국 헐값에 팔아야 했다. 판로의 중요성을 절감한 그는 쿠팡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양 대표는 “쿠팡에서 귤을 판 지 1년 만에 입점 초기 대비 30배 월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고 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2022 A Farm Show―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개최를 맞아 쿠팡과 함께 전국 각지의 우수 업체들의 농수특산물을 한자리에서 저렴하게 선보이는 ‘A팜 마켓’을 이달 2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에는 귤메달처럼 지역 특산품을 브랜드화하고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온라인으로 판로를 개척한 청년 농부·어부를 비롯해 전국 20여 곳의 지역 특산물 업체들이 참여한다.
○ 청년 농부·어부들의 인기 농수산물 한자리에
자연산 돌문어, 조개 등 경남 통영에서 갓 잡은 해산물을 쿠팡에서 판매하는 통수산 최준혁 대표. 거래처를 뚫느라 전국 팔도를 다녔던 그는 쿠팡에 입점한 후 회사를 연매출 40억 원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쿠팡 제공
자연산 돌문어, 조개 등 경남 통영에서 갓 잡은 해산물을 쿠팡에서 판매하는 통수산 최준혁 대표. 거래처를 뚫느라 전국 팔도를 다녔던 그는 쿠팡에 입점한 후 회사를 연매출 40억 원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쿠팡 제공
경남 통영에서 ‘통수산’을 운영하는 최준혁 대표(27)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일했던 수산물 유통사가 경영난으로 폐업하자 ‘내가 직접 팔아볼까?’라는 생각에서 무작정 트럭부터 샀다. “서울로 대학 가야지, 고졸로 성공하겠나” “이 촌에서 뭘 할끼라고” 등 어른들의 타박이 이어졌지만 차별 없는 바다에서 노력한 만큼 이뤄 내겠다는 각오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막상 2년이 넘도록 수익이 안 났다. 대부분 수산시장에 도매로 납품해야 했는데, 기존 사업자들이 공급망을 꽉 잡고 있어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 대형마트도 뚫기 어렵긴 매한가지였다. ‘이러다 망하겠다’는 위기감에 쿠팡을 접하게 됐다.

그는 활꽃게, 자연산 돌문어, 흰다리새우, 조개 등 통영에서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팔면서 4년 만에 연 매출 40억 원을 올리게 됐다. 130m²(약 40평)짜리 공장은 460m²(약 140평)로 확장됐고 직원도 7명으로 늘면서 통수산은 어엿한 중소기업이 됐다. 그는 “온라인 주문이 밀려들며 상품평이 5000개를 돌파하는 등 쿠팡이 온라인 수산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A팜 마켓도 지역 특산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에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소비자는 특산품 즐기고 소상공인은 판로 열고

쿠팡이 동아일보·채널A와 단독으로 선보이는 A팜 마켓은 2020년 첫선을 보인 후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다. 경남 하동군에서 녹차, 국화차 등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연우제다’의 서정민 대표(52)는 올해 처음으로 A팜 마켓에 참여한다. 조모 때부터 3대째 차를 재배해 왔지만 지역의 우수한 특산품이 소비자들에게 생각만큼 알려지지 않은 게 늘 아쉬웠다. 그는 “하동은 신라시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차 씨를 심었던 곳으로 문헌상 기록돼 있을 만큼 차 재배가 발달한 곳”이라며 “이번 기회에 하동을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리고 한국 차를 대중화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A팜 마켓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민과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유통 판로를 제공하고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경남 하동군 발효차, 전남 고흥군 석류 진액, 충북 음성군 생강착즙청, 경북 청도군 식혜, 경북 의성군 아카시아 숙성꿀 등 다양한 제품 50여 종을 판매한다.

국내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기간 큰 타격을 입었지만 쿠팡 입점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가 덮친 2년간(2019년 말∼2021년 말) 매출액과 거래액이 오히려 2배씩 늘었다. 이번에 A팜 마켓에 참여한 업체들이 쿠팡과의 시너지를 통한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이유다. 올해는 기획전 운영 기간 고객들에게 선착순으로 20% 할인쿠폰(최대 할인 금액 1만 원)도 제공한다. 쿠팡 측은 “추석 선물을 준비하려는 고객들에게도 전국 우수 농수특산물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이번 행사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a팜 마켓#청년#스마트 농업#미래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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