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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실력있는 의사도 조선소서 일해… 경력에 맞는 일자리 찾아줘야”

입력 2022-08-18 03:00업데이트 2022-08-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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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특별기여자 입국 1년]
의료진 27명중 3명만 전공 살려
난민 ‘자격인정제도’ 유명무실
정착지역 따라 조력-지원 제각각
지난해 8월 한국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선 기존 경력을 살려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도 인구 및 노동력 감소 문제가 코앞으로 닥친 만큼 특별기여자들의 정착을 계기로 난민·이민 대응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아프간 특별기여자들 중 의사, 방사선사, 간호사 등 의료진으로 일했던 이들만 27명이다. 그러나 이 중 전공을 살려 취직한 사람은 3명뿐이다. 나머지는 거의 본인의 전공이나 경력과 관계없이 제조업 등에서 일하고 있다.

아프간에서 13년간 의사로 일했던 특별기여자 압둘 파힘 사마디 씨(41)는 울산의 조선소에서 육체노동을 하며 세후 160만 원 남짓을 벌어 네 식구를 부양하고 있다. 사마디 씨는 “소아과 전문의 경험을 살려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싶지만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기분이 들어 답답하다”고 했다. 현행 제도에선 사마디 씨가 의사로 일하려면 한국에서 의과대학부터 다시 가야 한다.
○ 민간 도움 받아 경력 살리기도
2010년 9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아프간 현지 바그람한국병원에서 일했던 일산백병원 손문준 신경외과 교수는 “아프간에서 의사였던 이들이 한국에서도 의대 지도교수 관리하에 임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해외 의과대학을 졸업한 이들도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특별기여자들이 제약·의료기기 회사나 연구소 등에서 연구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난민법에도 외국에서 취득한 자격을 인정하는 ‘자격인정제도’가 명시돼 있지만 관계 법령이 인정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다 보니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난민 전문 이일 변호사는 “경력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연계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착한 지자체마다 환경도 천차만별
특별기여자들이 어느 지역에 정착했느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조력과 지원도 달라지는 실정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특별기여자 76가구(394명) 가운데 울산에 가장 많은 29가구(159명)가 정착했고 경기에 25가구(134명), 인천에 19가구(85명), 충청에 3가구(16명)가 자리를 잡았다.

특별기여자들이 정착한 경기 남양주시에는 거주지 주변에 다문화센터가 있어 한국어 교육과 서류 해석 등에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인천의 경우 다문화센터가 멀어 특별기여자들이 다니기 어렵고, 한국어 서류 해석에 도움 받을 곳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라고 한다. 인천에 사는 아프간 특별기여자 타입 자마니 씨(31)는 “동 주민센터에서 기초생활수급 관련 서류가 왔는데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4인 가구 기준 130만 원 안팎인 긴급생계비의 경우 남양주시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는 특별기여자들에게 “위기 사유가 특수하다”는 판단에 따라 6회 지원했고, 울산시의 경우 3회 지원했다. 인천 서구의 경우 1회로 끝난 것으로 파악됐다.

남양주=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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