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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분골쇄신” 다짐한 尹 회견, 국정·인사 쇄신으로 내용 채워야

입력 2022-08-18 00:00업데이트 2022-08-1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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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연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8.1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국민의 응원도 있었고, 따끔한 질책도 있었다”며 “늘 국민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취임 후 국정성과에 대해 약 20분간 상세히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을 재건하고 경제정책 기조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바꾸었다는 내용 등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후반∼30%대 초반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취임 100일을 성공적인 연착륙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인사 실패다. 검찰 출신과 지인들에게 편향된 대통령실 인사는 사적 인연 채용 논란으로 번졌다. 부실 검증으로 인해 교육·연금 개혁을 주도해야 할 교육·보건복지부 장관은 아직도 공석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민의 관점에서 꼼꼼하게 따져보겠다”라고 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가시적인 청사진은 둘째 치고 쇄신 의지도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의 또 다른 축인 집권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에 검찰 수사관 출신의 윤 대통령 측근이 지명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여권이 인사 문제에 등 돌린 민심을 절박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100일간 주요 성과로 지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나 탈원전 정책 폐기 등도 제시했다. 지난 정부 정책에서 오류가 있었다면 물론 시정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집권세력은 ‘무조건 반대’를 넘어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어젠다가 보이지 않으니 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모르겠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것 아닌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8·16주택공급대책 등이 성과를 내려면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과반 의석을 갖고 있는 거야(巨野)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그동안 야당 지도부와 흉금을 터놓고 입법 사항을 논의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국정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야당과 더 격의 없는 소통에 나서야 한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국민’이란 단어를 20차례나 언급하면서 “분골쇄신”을 다짐했다. 국민의 뜻을 잘 살펴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지만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이 없으면 무의미하다. 참모 탓, 야당 탓 말고 대통령 스스로 변화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국정 운영을 전면적으로 쇄신해 국민에 대한 다짐의 내용물을 채워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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