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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수출 악재’ 美 인플레감축법, 후폭풍 막을 협상 서둘라

입력 2022-08-18 00:00업데이트 2022-09-0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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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국에서 생산되고 일정 비율 이상 미국에서 제조된 핵심 광물과 배터리 부품을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했다. 친환경차 산업 등에 3690억 달러(약 482조 원) 규모의 재정을 풀면서 보조금 지급 대상을 미국산으로 제한한 것이다. 이 법은 대통령 서명 직후 즉각 발효됐다. 신차 1대당 보조금이 최대 7500달러(약 980만 원)에 달해 보조금 없이는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힘들어졌다.

인플레 감축법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궁지에 몰린 바이든 정부가 선거에 활용하려는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 문제는 이 법이 시행되면 미국에 전기차 공장이 없는 국내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미국 정부가 공개한 보조금 지원 대상에는 미국 포드 전기차 전 차종과 일본 닛산 리프 등이 포함된 반면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제외됐다. 국내 배터리업체들도 향후 중국산 원료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됐다.

이번 인플레 감축법은 수입품 대신 국내 상품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한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협정 3조를 위반하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조 2항은 이런 WTO 규정을 준용하는 데다 한국산 제품을 미국산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도 담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한미 FTA에 따라 미국산 수입 전기차에 한국 차와 같은 보조금을 주고 있다.

글로벌 공급난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국은 사상 최악의 무역적자를 내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나온 인플레 감축법은 한국 수출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다. 이미 미국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 기업의 피해는 실시간으로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에 경제안보비서관을 신설하는 등 외교통상 기능을 강화한 것은 이런 때를 위해서였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미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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