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원자재값 올라 24년만에 첫 적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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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국내 영업익 30억원 적자, 작년 라면 출고가 6.8% 인상에도
밀가루 46.6%, 팜유 52.8% 올라… 하반기 원가 부담 더 높아질듯
롯데제과, 국내 영업익 65억 감소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2분기(4∼6월) 국내 사업에서 영업이익 적자를 나타냈다. 제품 가격 인상과 해외 실적 호조로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농심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은 상반기(1∼6월) 기준 전년 대비 16.4% 늘었다. 특히 미국, 중국 등 해외법인의 경우 현지 시장을 확대하며 매출액이 20.3% 성장했다. 하지만 해외법인을 제외한 국내 영업이익은 30억 원 적자로 나타났다. 해외법인까지 포함한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173억 원) 대비 75.4% 줄어든 43억 원에 그쳤다. 농심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적자를 보인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IMF 외환위기에 따른 환율 급등이 주원인이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사업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전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지난해 8월 신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4년 8개월 만에 평균 6.8% 올린 바 있다. 식품업계는 농심을 비롯한 라면 3사(농심, 삼양식품, 오뚜기)가 지난해 주요 제품 출고가를 올리면서 올해 1분기(1∼3월) 매출은 선전했지만 원자재값과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에 가격 인상 효과를 2분기까지 가져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라면의 주요 원자재인 미국·호주산 밀가루는 전년 대비 46.6% 올랐고 말레이시아산 팜유는 52.8% 상승했다. 통상 기업들이 3∼6개월 치 재고를 유지하는 걸 감안하면 재고 물량이 동나는 하반기(7∼12월)부터 원가 부담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농심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교란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환율·유가 상황이 하반기에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하반기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비용이 많이 올라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가격 인상이 결정된 것은 없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도 2분기 국내 영업이익이 1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억 원 감소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원재료비 부담이 지속되고 (롯데푸드와의) 합병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국내 영업이익이 32.6% 감소했다”며 “하반기까지 원재료비 부담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농심#영업이익 적자#원자재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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