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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심야택시 대란, 결국 규제완화가 답이다 [동아시론/유정훈]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입력 2022-08-16 03:00업데이트 2022-08-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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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등 ‘승차공유’, 세계에 공유경제 창출
탄력적 수요대응 불가한 게 택시문제 본질
택시관련 규제, 본격적으로 완화 논의해야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한때 오리너구리 논쟁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척추동물은 젖으로 새끼를 키우면 포유류, 알을 낳으면 파충류로 분류된다. 그런데 1798년 영국 해군 장교인 존 헌터가 알을 낳지만 젖을 물리는 특이한 동물을 최초로 발견했다. 과학적 논쟁을 거쳐 오리너구리는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운다는 점이 강조돼 포유류로 분류된다. 이 논쟁은 200년 넘게 흘러 첨단 유전자 지도 분석을 통해 마침표를 찍는다. 2021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오리너구리가 포유류인 것은 맞지만 유전자로 보면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가 섞여 있다고 한다.

유사한 논쟁이 모빌리티에서도 있었다. 우버는 혁신적 승차공유인가, 유사택시인가? ‘승차공유’란 통행 경로와 시점이 유사한 여러 사람이 한 대의 차량을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자가용의 빈자리에 다른 사람을 태워주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첨단 플랫폼 기술이 등장하고서야 비로소 본격화됐다.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등장한 우버는 플랫폼 기반 승차공유 서비스의 효시다. 이후 승차공유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유럽 등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이런 확장세는 우버가 승차공유 소비자와 제공자에게 각각 편의와 소득원을 제공하여 경제 활동에 혁신과 변화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가능했다. 오죽했으면 기존 산업을 ‘공유경제화’한다는 의미로 ‘우버화(Uberization)’라는 단어가 등장했겠나. 반면 우버가 혁신 서비스를 가장한 변칙적인 택시에 불과하다는 반발도 거셌다. 자신의 차량을 공유하는 게 주목적이라면 운전자가 시간제여야 할 텐데 대부분 전업이라는 것. 즉, 면허 없이 손쉽게 택시운전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우버 운전자 중 시간제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통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론자들은 운전자들이 복수의 운전호출 서비스에 등록해서 일하기 때문에 사실상 전업이라고 주장했다.

오리너구리 경우처럼 우버 논쟁도 외국에서는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해소되었다. 택시업계의 생존권이 아닌 소비자의 편의와 승차공유 노동자들의 권리가 논의의 중심에 있었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차량 호출이 효율적으로 매칭되는지, 소비자 보호 장치는 있는지를 주로 따졌다. 운전자에 대해서는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이 가능한지와 사회보장 및 직무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하는가를 살폈다. 오랜 논쟁 끝에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출퇴근 등에만 이용하던 차량들을 공유함으로써 택시 수요의 탄력적 대응에 기여한다.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는 유휴 노동시간과 유휴 자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수익 창출 기회가 확대되고 더 많은 고용 기회가 주어진다. 우버가 택시처럼 손님을 실어 나르지만 운전자의 성격이나 활용 기술 등에서 택시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업체들은 ‘운송네트워크사업자(TNC)’로 분류되고 합법화됐다.

같은 해 한국에도 우버가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9년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일들을 돌이켜 보면 매우 안타깝다. 우버는 곧바로 불법 영업 판정을 받고 2년도 채 안 돼 영업을 포기한다. 국내 기업 ‘풀러스’와 ‘타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조항을 교묘하게 악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불법은 아니지만 영업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관련 조항을 무리하게 개정해 불법화하는 방식으로 두 서비스는 모두 퇴출됐다.

근래 들어 심야택시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순한맛’ ‘매운맛’ 표현까지 써가면서 ‘탄력요금제’ ‘개인택시 부제 해제’ ‘강제 배차’ 등 단계별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한다. 서울시와 경기도도 각각 ‘택시 리스제’와 ‘광역버스 심야 연장 운행’을 추진해서 심야 택시대란을 해결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미흡하다.

택시 문제의 본질은 요동치는 택시 수요에 탄력적 대응이 불가능한 경직된 규제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택시면허 기준’ ‘택시 총량’ ‘신규 면허 제한’의 택시면허제 3종 세트를 얘기하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택시업계를 구하고자 여객법 개정도 서슴지 않았던 국토부와 국회가 ‘택시발전법’을 지금 어찌 해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택시업계의 일방적 목소리와 물리적 반발이 무서워 승차공유와 차량공유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마저 회피하지는 말자. 한참 늦었지만, 이제라도 규제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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