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카페서 또… 기차 놀이기구에 발 끼인 3세 아동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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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바 없이 운영… 업주등 입건
2013년, 2019년에도 사망사고
기구별 안전검사 제각각… 관리 사각

경기 안산시의 대형 키즈카페에서 기차 놀이기구를 타던 3세 남아가 레일에 발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키즈카페 내 놀이기구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관광진흥법 적용을 받는 키즈카페의 경우 놀이기구에 대한 안전성 검사 의무가 제한적으로만 적용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안산상록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5시 8분경 안산시 상록구의 한 대형 키즈카페에서 생후 33개월 된 A 군(3)이 운행 중이던 이른바 ‘미니 기차’에서 내리려다 왼쪽 발이 레일에 끼였다. A 군을 지켜보던 부모가 사고를 알렸고, 뒤이어 사고를 인지한 업체 측이 기차 운행을 중단한 뒤 119에 신고했다. A 군은 같은 건물에 있던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사고 발생 1시간 40여 분 만인 오후 6시 50분경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사고가 난 놀이기구는 4량으로 된 정원 14인승 기차 놀이기구로, 레일 길이는 약 17m였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놀이기구에는 안전벨트와 안전바가 없었으며 주변에는 놀이기구를 조작하는 직원 1명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당 키즈카페 업주와 종업원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안전벨트와 안전바 설치 및 안전관리요원 배치 의무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키즈카페는 설치한 놀이기구에 따라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을 적용받는 ‘어린이 놀이시설’과 관광진흥법을 적용받는 ‘유원시설(놀이시설)업’ 등으로 구분된다. 사고가 난 키즈카페 업주는 경찰 조사에서 “기타 유원시설업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정기시설검사 등 필요한 검사는 모두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타 유원시설업의 경우 기구의 규모 등에 따라 안전성 검사 대상이 정해진다. 시속 5km 이하이면서 레일 길이 30m 이하인 미니 기차의 경우 안전성 검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키즈카페에 안전 검사 의무가 없는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셈이다.

키즈카페 내 사망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2019년에는 3세 여아가 키즈카페에서 놀다 물에 빠져 뇌사 상태가 됐다가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2013년에도 전북 전주 키즈카페에서 전동 기차 천장에 머리를 부딪친 8세 여아가 숨졌다.


안산=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키즈카페#사망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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