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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아밀로이드베타 논문’ 조작 논란에도… “치매 연구엔 큰 영향 없을 듯”

입력 2022-08-12 03:00업데이트 2022-08-12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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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성 고혈압-코로나 감염 등
美 AAIC에서 새 발병원인 제시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의 뇌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사진. 미국방사선학회 제공
인지력과 기억력을 서서히 잃는 치매는 아직 정복되지 않은 질병이다. 원인이 워낙 다양한 데다 발병 메커니즘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고령화사회에서 치매 환자 증가는 고스란히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경고가 지속된다.

과학자들의 치매 발병 원인을 찾고 치료 전략을 모색하는 연구는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

이 중 치매 환자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의 중요한 실마리로 여겨졌던 ‘아밀로이드베타(Aβ) 단백질’ 축적 가설의 핵심이 됐던 한 논문에 대한 조작 의혹이 최근 불거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는 치료 전략에 대한 연구가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알츠하이머병협회국제회의(AAIC 2022)에선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원인들이 제시됐다.

임신성 고혈압은 물론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영향까지 분석한 연구 결과들이 소개돼 주목받았다.

○ 아밀로이드베타 논문 조작…“최신 연구와 무관”


지난달 2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일종인 ‘아밀로이드베타 52(Aβ·52)’를 발병 원인으로 지목한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팀의 2006년 논문이 해당 단백질을 검출한 사진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논란이 확산되며 이 가설을 기반으로 치매 치료약을 개발하던 제약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논문 조작 논란이 현재 치매 치료 연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기형 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사슬처럼 묶이는 형태인 올리고머(Oligomer)를 알츠하이머병을 확인하는 병리기전으로 규정한다”며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병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를 두고선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 단백질이 질병과 연관돼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밀로이드베타 가설이 가설에 머무는 이유는 아직까지 이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건호 조선대 의생명공학과 교수도 “실제 치매 치료 연구자들 사이에선 중요하게 참고되는 논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치매 발병의 새로운 원인들


AAIC 2022에선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원인들이 제시돼 연구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캐런 슐리프 미국 유타대병원 교수는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 5만9668명의 추적관찰 자료를 조사한 결과 임신성 고혈압을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혈관성 치매의 발병 위험이 1.6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흔한 치매의 한 종류다.

코로나19 대규모 유행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새로운 연구 결과들도 등장했다. 가브리엘라 곤살레스알레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가톨릭대 교수는 성인 766명을 1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나타나는 지속적인 후각 상실이 인지 저하의 강력한 예측 인자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마티아스 클레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대 교수 연구팀은 영국의 유전자정보 수집 계획인 UK바이오뱅크에 등록된 19만6368명의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경제적 빈곤이 치매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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