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착한 포장재 하나, 리뷰 별점도 춤추게 한다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8월 11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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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온라인에선 ‘별들의 전쟁’이 한창이다. 수많은 제조사나 유통업체들이 오픈마켓이나 배달 플랫폼, SNS 등에서 더 높은 평점을 받기 위해, 혹은 ‘좋아요’를 더 받기 위해 정말로 치열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워낙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들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기에, 이전 이용자들이 남긴 평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품질과 가격을 가늠하기 힘들다면 이용자 평점에 별 반개라도 더 붙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이러한 별들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 합리적인 가격? 더 빠른 배송? 이 모두 맞는 말이겠지만 이런 모법답안만으로는 치열한 전쟁터에서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배송 상자를 받아 들고, 포장을 열어 그 내부를 확인하고, 남은 포장재를 처분하는 그 순간까지도 고객은 마음 속으로 계속 ‘채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단순히 주문을 받아 제품을 전달하는 과정 까지만 신경 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의미다.

이와 더불어 최근 시장 전반의 대세가 되고 있는 이른바 ‘윤리적 소비’, ‘가치소비’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소비가 다른 사람이나 환경,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늘 고려하며, 브랜드 보다는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 따라 소비한다. 쉽게 말해 단순히 ‘좋은 제품’ 보다는 ‘착한 제품’이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필자는 포장재 유통 플랫폼에 종사하며 최근의 이러한 시장 변화를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 명절을 앞둔 요즘, 과일용 포장재 주문을 위해 물류∙유통업계에서 많은 상담이 들어온다. 그런데 이들이 문의하는 내용이 예전과는 자못 다르다.

“과일 파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포장재는?”, “저렴하게 많이 넣을 수 있는 포장재는?” 예전 같으면 이런 문의가 대부분이었을 텐데 요즘은 “유기농 과일이라 플라스틱보다는 종이 포장재의 반응이 좋다”, “과잉포장 소리 안 나오게 간결하면서도 튼튼한 포장재 추천해 달라”라는 식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니 판매자들 역시 자연스럽게 친환경 포장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과일 포장용으로 개발된 종이 재질의 난좌 (출처=칼렛스토어)
과일 포장용으로 개발된 종이 재질의 난좌 (출처=칼렛스토어)


제조 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개발 과정에서도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는 것을 강조하는 ‘비건(Vegan) 화장품’이 최근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건 화장품의 이용은 단순히 동물 애호의 차원을 넘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는 탄소중립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기농 과일과 마찬가지로, 비건 화장품을 공급하는 물류∙유통업계에서도 친환경성을 품은 포장재의 선호도가 높다.

이러한 시장의 움직임에 발맞추기 위해 필자가 속한 칼렛바이오를 비롯한 포장재 업계 역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과일 포장용으로 흔히 쓰던 스티로폼 재질의 난좌를 대체하기 위해 종이 재질의 난좌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들이 무조건 화려한 포장을 좋아할 것이라는 편견도 이젠 버릴 때다. 특히 비건 화장품과 같은 친환경 제품의 경우, 인쇄면을 최소화한 수수한 포장재의 선호도가 높다. 포장재의 인쇄용 잉크로 독성을 최소화한 수성잉크를 사용하는 것 역시 차별화 방안 중 하나다.

테이프 없이 포장을 마무리하는 ‘에코날개박스’ (출처=칼렛스토어)
테이프 없이 포장을 마무리하는 ‘에코날개박스’ (출처=칼렛스토어)


이 외에도 포장 마무리용 테이프로 플라스틱 테이프가 아닌 종이 테이프를 사용하는 사례도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예 테이프가 필요 없이 포장 마무리가 가능한 ‘에코날개박스’ 같은 포장재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최근의 제조사나 유통업체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주문한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별’과 ‘좋아요’를 받기 위해 정말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별들의 전쟁에서 승리하고자 한다면 최근의 고객들이 지향하는 윤리적 소비, 가치소비의 뜻을 이해하고 그들의 이러한 행보를 진지하게 돕도록 하자. 친환경 포장재의 도입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글 / 칼렛바이오 황시내 이사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필자 소개

칼렛바이오는 친환경 포장재 플랫폼 ‘칼렛스토어’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기존 포장재 생산 기업에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제품 디자인 및 유통 경로를 제공하는 한편, 칼렛스토어 플랫폼의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통해 수요 기업에 맞춤형 친환경 포장재를 공급하고 있다. 황시내 이사는 칼렛바이오의 COO(최고운영책임자)이며, 친환경 포장재의 개발 및 유통, 홍보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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