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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中 ‘사드 3불 1한’ 주장에…美 “韓자위권 포기 압박 부적절”

입력 2022-08-11 14:27업데이트 2022-08-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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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서 주한미군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이 발사대를 점검하는 모습. 2021.5.14/뉴스1
중국이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대외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不) 1한(限)’ 정책을 선언했다”고 주장하며 사드 운용 제한을 요구한데 대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주장은) 한국의 자위적 방어수단을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열린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이 공개적으로 사드 문제를 압박하자 미국이 즉각 반박에 나선 것이다. 대만 해협 사태로 미중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사드 정식 배치가 한중관계는 물론 미중갈등에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美 “한국에 자위 수단 포기 압박하는 건 부적절”
미 국무부는 10일(현지 시간) 중국이 사드와 관련해 ‘3불 1한’을 주장한데 대해 “사드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신중하고 제한적인 자위적 방어 역량”이라며 “한국에 자위적 방어수단을 포기하라고 압박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3불 1한’은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3각 동맹 불가 등 3가지 금지 사항과 경북 성주군에 배치된 사드 포대의 운용을 제한하는 1가지 제한 사항을 가리키는 중국 정부의 표현이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반발해온 중국은 2017년 10월 한중 사드 갈등을 봉합할 당시 문재인 정부가 이 같은 약속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사드는 전적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한국 국민, 동맹군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수단”이라며 “사드 배치는 한국과 미국의 동맹 차원의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지 않은 만큼 중국이 이에 반대할 이유가 없는 것은 물론, 동맹으로서 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사안을 되돌리기 위해 압박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현재 배치된 사드포대 운용을 제한하는 ‘1한’을 언급한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한국에 배치된 사드 운용을 제한한 적이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사드의 사용 결정은 한미 양자간 합의에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압박을 공개 반박하고 나선 것은 현재 임시 배치된 성주 사드포대의 정식 배치를 더 이상 지연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한미는 같은 해 7월 사드 배치를 결정했지만 중국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면서 여전히 갈등 사안으로 남아 있다.

사드 배치 결정 당시 국방부는 이듬해인 2017년까지 사드 배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2017년 4월까지 사드 1개 포대(발사대 6기)를 모두 들여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청와대는 “국방부가 정권교체 전 사드포대 배치를 완료하기 위해 당초 2018년말로 예정된 사드 배치 완료시기를 청와대 보고 없이 앞당겼다”며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서 사드를 철수시켜라”라고 격분하자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물러섰지만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아직 사드 포대는 임시 배치 상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한미안보협의회(SCM) 등에서 수 차례 사드 철수를 거론하며 정식 배치와 사드 포대 환경 개선을 요구해왔다.

● 사드 정식배치 앞두고 일제히 압박 나선 中
중국은 일제히 ‘사드 3불 1한’을 앞세우고 있는 것은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군사협력 강화에 나서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는 내년 3월까지 환경영향 평가를 마치는 등 정식 배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6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만나 사드 기지 정상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점에 감사를 표했다.

이에 중국은 사드 3불 약속을 앞세우며 일제히 압박에 나서고 있다. 중국 북핵수석대표인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달 27일 트위터에 “정권은 바뀌더라도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고 같은 날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도 “한국은 2017년 사드 문제에 대해 정중한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특히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린 다음날인 10일엔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나서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대외에 ‘3불 1한’ 정책을 선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초 ‘3불 1한’을 약속이라고 주장해왔던 중국이 ‘선언’이라는 표현을 동원한 것.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한중 사드 합의 당시 ‘3불’을 한국의 기본 정책으로 설명했을 뿐 국가 간 약속은 아니었다고 설명해왔다.

이에 따라 사드 정식 배치를 앞두고 한중은 물론 미중간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중국은 ‘사드 3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는 한국의 주권과 국가안보에 대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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