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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강북 아파트 값에 뉴욕 아파트 구입” 해외부동산 투자 ‘고개’

입력 2022-08-11 03:00업데이트 2022-08-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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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얼어붙자 해외로 눈 돌려
美 부동산 임대수요 탄탄해 인기
관련업계 투자 설명회도 잇따라
“재산세 높은편… 투자 신중해야”
#1. 50대 김모 씨는 이달 중순 미국 뉴욕 맨해튼으로 ‘아파트 임장’(臨場·현장조사)을 떠난다. 62m²(약 19평) 규모의 방 하나짜리 아파트(콘도)를 직접 살펴보기 위해서다. 현 시세는 13억 원 후반대. 서울 성동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13억6700만 원·한국부동산원 8월 가격 기준)과 엇비슷하다. 뉴욕 아파트 월세는 약 58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올랐다. 그는 “서울 아파트보다 미국 콘도가 세금이나 수익률 등에서 나을 것 같다”고 했다.

#2. 서울에 사는 50대 이모 씨는 지난달 자녀와 함께 미국 뉴욕을 다녀왔다. 인근에서 대학 다니는 자녀 두 명이 거주할 집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가 알아본 집은 미국 브루클린의 거실 하나, 방 하나짜리 69.4m²(약 21평) 콘도. 시세 14억 원인 이곳 월세는 2년 전 300만 원에서 최근 600만 원까지 치솟았다. 그는 “서울 강북 아파트 값과 별 차이 없어 차라리 매입해 아이들이 졸업하면 임대수익을 거둘 생각”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실상 끊겼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4∼5년간 뜨거웠던 국내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자산가는 물론이고 부동산 투자에 관심 많은 일반인들까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 부동산 규제가 덜하고 수요가 탄탄한 미국 부동산 시장이 인기다. 미국 대도시는 최근 부동산 수요가 커지고 임대료도 급등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를 떠났던 근로자와 학생들이 코로나19가 진정되자 돌아온 데에 따른 것.

상업용 부동산을 향한 관심도 크다. 40대 박모 씨는 강남 꼬마빌딩을 매입하려던 계획을 접고 미국 뉴욕 꼬마빌딩 투자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 280억 원의 뉴욕 소호 2층 건물을 사려다 다른 매수자가 나타나 놓친 뒤 이런 생각이 더 커졌다. 그는 “소호의 상가 건물은 연 임대료가 20억 원 이상이라 수익률이 6%대”라며 “수익률 1∼2%대인 강남 꼬마빌딩 투자보다 낫다”고 전했다.

국내 시중은행과 증권사,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도 해외 부동산 투자 세미나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 올해 6월 해외 부동산 투자 설명회를 열려고 서울을 찾은 미국 부동산 중개법인 관계자는 3주였던 체류 일정을 2개월로 연장했다. 국내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물론이고 증권사들로부터도 미팅 요청이 이어졌기 때문. 미국 부동산 플랫폼 코리니의 문태영 대표는 “미국은 주택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중과가 없는 등 규제가 덜해 최근 더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 시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재산세와 소득세, 증여·상속세율이 국내와 다르기 때문이다. 외국환거래법상 부부 공동명의 취득이 불가능하고, 추후 상속 시 피상속인이 미국 시민권자가 아닐 경우 1206만 달러(약 158억 원)를 넘는 자산은 최고 40%의 상속세가 부과된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 부동산팀장은 “미국은 종부세가 없어도 재산세가 비교적 높다”며 “현지 시장 변화에 빠른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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