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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트럼프 “바이든, 압수수색 알아” 정조준… 백악관 “사전보고 없어”

입력 2022-08-11 03:00업데이트 2022-08-1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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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러라고 압수수색’ 美정치권 파장
주먹 치켜든 트럼프… 트럼프타워 앞에선 수사지지 집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9일 뉴욕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불끈 쥔 주먹을 치켜들어 보이고 있다(윗쪽 사진). 이날 트럼프타워 앞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수사 지지 집회에 참가한 시민이 ‘트럼프를 체포하라’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순 없다’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기밀 반출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별장을 압수수색하면서 중간선거를 3개월 앞둔 미 정치권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압수수색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지만 야당인 공화당은 “정적(政敵)에 대한 정치적 박해”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출마 조기 선언을 검토하고 있다. ‘1·6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주도한 트럼프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은 “내전 임박” 같은 메시지를 전파하며 대(對)FBI 시위를 예고했다.
○ 백악관 ‘압수수색 사전 공모설’ 일축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이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하면서 “어제 벌어진 일은 모든 미국 시민의 권리에 대한 전례 없는 침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전에 압수수색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사전 공모설’을 일축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보도를 통해 FBI 압수수색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FBI는 트럼프 전 대통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FBI가 트럼프 전 대통령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 지하에서 문건 12박스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FBI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15박스 분량의 반출 문건을 올 1월 반환했지만 불법 반출 문건이 더 있다고 판단해 수사에 나섰다.

공화당은 압수수색을 빌미로 바이든 행정부에 대대적으로 반격할 조짐이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이날 화상 회의로 FBI 수사 대응책을 논의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승인한 법무부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공화당 서열 3위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은 “(법무부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와 함께 정적을 겨냥해 사법부를 무기화한 바이든(대통령)과 행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성추문 의혹으로 퇴진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는 이날 “이번 압수수색은 하찮은 기록을 찾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치적 전술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조기 출마 선언 시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조기 대선 출마 선언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이날 SNS에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 “도달하지 못할 정상은 없다” 등 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올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했다고 밝힌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그가 중간선거 이전에 출마(선언)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지금은 그 믿음이 더 강해졌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 마이클 카푸토는 CNN에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대선 출마를 미뤄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친(親)트럼프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이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을 공격하자고 암시하는 글을 올려 폭력 시위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NN은 또 일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단체가 FBI를 향한 시위 관련 전단을 뿌렸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비롯한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전직 지도자 기소는 민주주의에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한국에선 전직 대통령 3명 중 2명이 감옥에 있으며 한 전직 대통령은 부패 수사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서 “전직 대통령 수사는 권위주의 역행을 막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지만 정치적 경쟁자를 감옥에 가두는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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