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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박순애 사퇴… 尹 전면적 쇄신인사로 변화의지 보여야

입력 2022-08-09 00:00업데이트 2022-08-0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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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2022.8.8 대통령실 제공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오전 출근길 문답에서 “국민들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며 국민 뜻을 잘 받들겠다”고 했다. 인적 쇄신에 대해선 ‘국민의 관점’을 언급하며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있고 한나절 만인 이날 오후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사퇴했다.

박 장관 사퇴는 취임 34일 만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무위원 사퇴다. ‘만 5세 취학’ 졸속 발표 등 국정 혼선을 빚은 데 대한 당연한 조치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큰 폭의 인적 쇄신엔 부정적이라고 한다. “취임 석 달 만에 사람부터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작금의 상황은 총체적 위기라는 말도 부족하다. 대통령실과 내각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을 뚫고 있다. 엄청난 개혁을 하다 저항에 부닥친 것도 아닌데 취임 초 50%대였던 국정 지지율은 반 토막이 났다. 장관 하나 핀셋 경질하고 낮은 자세로 분발하자는 정도로 대처할 상황이 아니란 얘기다.

국민 다수가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윤 대통령 자신의 잘못을 꼽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사 실패를 지목하는 이들이 많다. 검찰 출신이나 모피아 출신이 득세하게 됐다. 대통령 자신 또는 부인 김건희 여사와 사적 친분이 있는 지인이나 자녀들이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도 속속 드러났다. 이런 부분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쇄신 없이 어떻게 떠나는 민심을 붙들 수 있겠나.

문제의 본질은 홍보 미흡이 아니다. 그런데도 현 정부의 각종 정책이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거나 야당 탓을 하는 참모들이 적지 않다. 김 여사 관련 문제 등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직을 걸고 쓴소리를 하는 참모가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지지율에 대해 “별로 의미가 없다”거나 “문재인 정권 때보다 낫다”는 등의 발언이 나올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윤 대통령은 당장은 인적 쇄신 대신 경제 살리기 등 국정기조를 가다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한다. 국정기조를 바로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정무적 조치가 더 절실한 상황이다. 대통령 자신이 바뀌었는지, 어떻게 바뀐다는 건지 가시적인 조치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대통령실과 내각, 여당의 3각 축이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과감한 쇄신 인사 없이는 국면 전환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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