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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칩4’ 예비회의 참여, ‘기회만큼 큰 위협’ 최소화가 관건

입력 2022-08-09 00:00업데이트 2022-08-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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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관련 예비회의에 한국이 참여하기로 했다고 우리 정부가 7일 밝혔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미국이 올 3월 서방 국가 중심의 반도체 동맹 결성을 제안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신냉전 시기 한국이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질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칩4로 불리는 반도체 4개국은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서 저마다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 미국은 반도체 설계 및 장비, 일본은 소재와 장비, 대만은 파운드리 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이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이 나라들과의 협력 없이는 기술전쟁에서 도태되고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이 칩4 참여를 최종적으로 쉽게 확정하지 못하는 것은 최대 반도체 수출시장이자 생산기지인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는다. 이미 중국 관영언론은 한국의 칩4 참여에 대해 “상업적 자살행위”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뿐 아니라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가동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을 두고 있다. 중국 정부가 칩4 참여를 문제 삼아 한국 기업에 태클을 건다면 과거 ‘사드 보복’을 넘어서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국은 미국의 반도체 품귀현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자 파트너인 동시에 중국의 핵심 반도체 공급처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 같은 한국의 상황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 미중 양국을 설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칩4 동맹 참여 시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설비에 대한 추가 투자가 가능하도록 미국의 대중 제한 조치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설득작업 없이 미국의 견제로 중국 내 공장을 유지 보수하는 작업이 전면 중단될 경우 한국 기업의 대중 투자는 무용지물이 된다. 치밀한 전략 없이 칩4 동맹에 무작정 뛰어들어서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리스크만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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