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칩4’ 특정국 배제 아냐… 中 우려 해소할 수 있게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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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8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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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 2022.8.8/뉴스1
박진 외교부 장관. 2022.8.8/뉴스1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 이른바 ‘칩4’에 대해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게 아니라며 “중국과 함께 논의·협의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칩4’에 대한 중국 당국의 반발 등 관련 질문에 “이른바 ‘칩4’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위한 협의체”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만약 (‘칩4’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있다면 해소할 수 있도록 설명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칩4’ 구상은 우리나라와 미국·일본·대만 등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4자가 공급망 안정을 위해 협력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그 주요 협력 분야로는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R&D) 협력 △공급망 다변화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된 건 아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미국 측의 ‘칩4’ 구상이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이에 따라 9일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박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두 번째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통해서도 ‘칩4’ 관련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부터 사흘 간 일정으로 칭다오를 방문한다.

박 장관은 “중국은 우리 최대 무역 상대국이고, 공급망 분야에서도 중요 상대”라며 “(이번 방중에서) 중국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통·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중국 측이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운용 문제를 재차 거론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당국은 그간 사드가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해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오후 중국 방문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8/뉴스1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오후 중국 방문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8/뉴스1
그러나 박 장관은 “사드는 우리 안보 주권에 대한 사항”이라며 “중국도 (우리) 안보주권을 존중해야 한중관계가 원만히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장관은 올해가 한중 수교 30주년임 들어 이번 방중에서 “그간의 한중관계 발전을 돌아보고 평가하고자 한다. 양국이 함께 만들어갈 미래 30년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며 “한중관계 미래발전을 위해 양국이 공동으로 실천할 행동계획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중 간 문화·인적교류 확대, 한중관계 미래발전을 위해선 양국민 간 상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양국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 간 소통·교류 증진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며 K팝과 영화·드라마·게임 등 우리 문화콘텐츠가 중국에 폭넓게 소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 당국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따른 일종의 보복조치로 시행해온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에 대한 해제를 요구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한류 콘텐츠에 대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한중 간에 앞으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며 합법 정부 또한 중화인민공화국 하나라는 것) 훼손 시비 등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선 “‘하나의 중국’(존중)에 대한 우리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동시에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은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안보·번영을 위해서도 (대만해협의 안정이) 필수적이란 점을 중국도 잘 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가운데 하나인 ‘공군 2호기’를 타고 출국한다.

박 장관이 이번 방중에 민항기가 아닌 ‘공군 2호기’를 이용하기로 한 건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상황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알려졌으나, 현안이 있을 때마다 양국을 수시로 오가며 협의하는 ‘셔틀외교’를 추진하고자 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한중 간 전략적 소통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방중 기간 북한 비핵화, 공급망 안정 등 안보와 경제 분야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겠다”며 “우리 국익 차원에서 당면한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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