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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게으름은 열정이 식었다는 의미죠”

입력 2022-08-08 03:00업데이트 2022-08-08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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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안양 열린교회 담임목사
‘게으름’ 출간이후 거의 20년만에 변화한 세상 담은 ‘다시, 게으름’ 내놔
“가슴 뛴다는 게 없으면 사는 게 아냐”
김남준 목사는 “내가 산 시대가 나로 인해 티끌만큼이라도 선하고 좋아지길 바란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열린교회 제공
2일 찾은 경기 안양시 ‘열린교회’는 담장이 따로 없었다. 교회가 운영하는 카페와 예배당 의 샛길은 통행로로 이용될 정도다. 가발공장이었던 건물 곳곳에는 낮은 천장과 기둥 등 그 흔적이 그대로 있다.

김남준 열린교회 담임목사(67)는 40만 부 이상 판매된 ‘게으름’을 비롯해 신앙 서적과 에세이 등 80여 권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교계에서 신망이 두터운 목회자다. 우체국장을 하다 야학으로 뒤늦게 목회를 공부했다. 신학대에서 학자로 인정받던 1993년 7명의 신자와 교회를 개척했다. 최근 ‘다시, 게으름’을 출간한 그를 만났다.

―왜 ‘다시, 게으름’인가.


“2003년 ‘게으름’을 출간한 후 거의 20년이 흘렀다. 그 사이 변화한 세상 이야기를 논리보다는 감성으로, 긴 문장보다 짧은 호흡으로 다루고 싶었다.”

―책을 시처럼 썼다.

“산문시를 시도했는데 잘 맞더라.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도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게으름이 그리 큰 문제인가.

“게으름은 열의가 없어 어떤 일을 잘 못한다는 것뿐 아니라, 올바른 열정이 식었다는 의미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자서전엔 ‘아침에 일어나 가게 문을 열 때마다 설렜다’는 표현이 있다. 가슴이 뛴다는 게 없다면 살아 있지 않는 게 아닐까?”

―책에서 ‘내 무덤의 비석’을 다룬 부분이 의미심장했다.

“‘사람으로 태어나 그냥 있다가 죽었다. 어이쿠! 내 무덤의 비석이구나’, 이런 구절이 있는데 스스로에 대한 경계이기도 하다. 특정 직업인으로 사는 건 삶의 양식이지 본질은 아니다. 중요한 건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고 싶은 목표의식을 주는 것이다.”

―‘오늘 하루만 나의 날이다, 내일은 덤이다’라고 했다. 불교에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현재라는 영어 단어 ‘프레젠트(present)’에는 선물이라는 의미도 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나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선물인 것이다. 이를 믿는 이들은 자신을 위해서도 게으를 수가 없다. 우스운 비유 하나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부지런하게 살지 말아야 하는 진리를 깨달았다면, 그 사람은 그 진리를 ‘부지런하게’ 전파했을 것이다.”

―성공한 신학대 교수에서 다시 현장 목회자로 나섰다.


“교회 개척 전까지의 삶은 안락했다(웃음). 그런데 늘 한 구석이 허전했다. 꼭, 사단장으로 전방에 가고 싶은 군인이 후방 사령부에서 행정 책임을 맡은 것처럼…. 밤에 잠이 오지 않아 기도하는데, 교회 개척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일부 교회의 세습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아들이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며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 3년 전 책 출간 때문에 교계 언론인들이 모였는데 세습 문제에 대한 질문에 그 자리에서 세습 안 한다고 선언해 버렸다. 지금 신자가 5000여 명인데 그분들 모두 찬성해도 ‘나는 싫다’고 했다. 교회를 물려받는 것은 사회적 형평성이나 선교 측면에서도 맞지 않는다. 아들에게서 스스로 사람 모으고 교회를 세워가는 즐거움을 뺏을 수는 없다.”

안양=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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