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결정된 것 없어” 물러서
정책연구 결과뒤 개편안 마련 계획
잇단 말뒤집기에 정책 신뢰 하락

5일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외고 폐지나 전환 문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현재 진행 중인 정책연구 결과가 나오면 연말까지 고교체계 개편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밝힌 ‘외고 폐지’ 방침을 일주일 만에 사실상 백지화한 것이다. 박 부총리는 당시 업무보고 후 브리핑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는 존치하고, 외고는 폐지 또는 전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5일 “외국어 특성화고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물러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만약 폐지가 결정되더라도 전 정부처럼 시점을 정해 일괄적으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택지를 두고 각 학교가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고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 정부가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점이 더 큰 반감을 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특수목적고를 존치해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교육부는 대통령 취임 석 달도 안 돼 이를 뒤집는 정책을 발표했고, 일주일 만에 다시 이를 번복했다.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 반정연 홍보이사는 “현재 외고를 다니는 아이들은 학교가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패닉 상태”라며 “외고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당장 지원 여부를 두고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