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로 뒤덮인 낙동강…4급수 서식 붉은깔따구·실지렁이 발견

  • 뉴시스
  • 입력 2022년 8월 5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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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게 하는 게 국민을 위한 길입니다.”

환경단체회원들이 5일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등의 낙동강에서 녹조, 흙의 시료 등을 채취하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일부터 이틀간 낙동강 하굿둑부터 영주댐까지 전 구간을 국민 체감 녹조 조사 관점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현장조사는 경남 김해시 대동면 낙동강을 시작으로 창원, 함안군, 달성군, 경북 칠곡군, 구미 등지에서 실시됐다.

현장 조사는 강 가장자리 지점의 녹조 상태를 점검하고 진단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녹조 농도를 분석하기 위해 마련됐다.

단체는 이날 달성군 구지면, 달성군 농공읍 등 낙동강에서 현장 조사와 함께 낙동강 원수 및 퇴적토의 녹조 독소 농도 분석, 채토 및 저서생물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실제로 낙동강 상류인 달성군 구지면의 낙동강.

낙동강레포츠밸리 수상레저센터와 구지 오토캠핑장 인근에 있는 이곳 낙동강은 녹조로 뒤덮여 초록색을 띠었다.

강 가장자리에서는 녹조띠가 형성돼 있었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녹조물을 떠 투명한 그릇에 옮겨 담자 조류 알갱이들이 둥둥 떠다녔고 그것을 본 회원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단체가 채취한 낙동강 아래 흙에서는 4급수에 주로 사는 붉은 깔따구가 2~3마리 발견되기도 했다.

단체는 이곳 낙동강 인근에서 학생들의 연수 교육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은 “이 뒤쪽에는 학생들이 연수교육을 했던 곳이고 연수를 하면서 레저활동을 했다”며 “이를 항의해 지난 5월부터 오는 10월까지 레저활동을 안 한다고 했지만 1년 내내 일절 레저 활동을 하면 안 되는 곳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구 달성군 논공읍 하리 인근 낙동강에서도 녹조, 강 바닥 흙 채취 등이 이뤄졌다. 이곳 낙동강은 녹조가 상대적으로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구지면 낙동강과 같은 거대한 녹조띠는 볼 수 없었지만 단체가 채취한 흙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

흙에서 풍기는 쿰쿰한 악취는 몇m 떨어진 곳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채취한 흙을 들추자 안에서는 4급수에 주로 서식한다는 실지렁이가 나왔다.

정 생태보존국장은 “이곳 현장에서는 실지렁이가 많이 발견된다”며 “4급수 지표 생물들이 많이 발견되는데 이런 물을 정수해서 마시고 있다”고 탄식했다.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의 상황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녹조로 인해 거대한 강은 초록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는 “녹조가 창궐하는데 이런 물을 대구시민에게 고도 정수하면 이상이 없다는 논리로만 접근하지 말고 고민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대구시는 부산시, 경남, 경북 등과 손을 잡고 강을 어떻게 살릴 건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 취수원 이전 등에 2~3조의 예산이 든다고 하는데 그 예산으로 낙동강 수질 정책에 심혈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며 “지금 시민들의 불안감이 더해지는 가운데 수문을 열어 녹조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21일 채취한 대구 수돗물에서는 녹조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조사 결과 고산정수장에서 0.226ppb, 매곡정수장에서 0.281ppb, 문산정수장에서 0.268ppb가 각각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의 100배 독성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으며 간, 신장, 신경, 뇌까지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환경운동연합 이번 현장조사에서 채취한 녹조, 흙 및 저서생물 등의 분석 결과는 1~2주 후에 나올 예정이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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