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피해자측 “외교부와 신뢰 깨져… 민관협의회 불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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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논의 없이 대법에 의견서… 정부案 확정뒤 동의 여부엔 협조”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2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교부가 대법원의 전범기업 현금자산화 강제집행 최종 결정과 관련해 의견서를 제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방해하고 있다며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2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교부가 대법원의 전범기업 현금자산화 강제집행 최종 결정과 관련해 의견서를 제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방해하고 있다며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측이 외교부가 피해배상 해법을 찾기 위해 출범한 민관협의회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신뢰가 깨졌다”며 반발하면서 불참을 선언한 것. 처음부터 민관협의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 강제노역 피해자 측에 이어 앞서 2차례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마저 불참을 선언하면서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후지코시기업의 강제징용 피해자 측 지원단·대리인단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부가 미쓰비시중공업 매각명령결정 재항고 사건 2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향후 민관협의회 불참을 통보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26일 대법원에 “한일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공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국가기관의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는 민사소송규칙을 근거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행정부의 의견을 사법부에 제출하는 가장 중대한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개별적인 통지도, 아무런 논의도 없었다”며 “사후에 물어봤을 때도 외교부는 ‘어차피 아실 것 같아서 따로 알리지 않았다’며 내용조차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고 반발했다. 다만 “이후 정부 안이 확정되면, 이에 대한 동의 여부 절차에는 협조할 것”이라며 정부가 해결안을 내놓을 경우 이를 검토할 가능성은 열어 놨다.

앞서 민간협의회는 정부와 민간 전문가, 피해자 측 관계자들이 배상 문제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자는 취지로 구성돼 지난달 4일, 14일 두 차례 회의를 가진 바 있다. 이달 중순 3차 회의를 앞두고 있었다. 배상 소송 중 가장 진행이 빠른 미쓰비시중공업 재항고 사건의 경우 자산 현금화가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수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강제징용#피해자#외교부#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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