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 기고문]굳건한 한미 군사동맹,‘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초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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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3박 6일간의 취임 이후 첫 미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31일 이번 방미의 의미 등을 설명하는 글을 본보에 보내왔습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양국이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서로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앞선 한미 정상회담의 군사 분야 후속 조치를 구체화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편집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7월 26일부터 31일까지 3박 6일간의 일정으로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으로서 이번 방문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6·25전쟁에서 산화하신 참전용사 4만3808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 준공식에 참석하고,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회담이 열린 펜타곤 ‘넌루거룸(Nunn-Lugar Room)’은 20여 년 전 실무자로 방문했던 곳이라 잠시 감회도 있었지만 한미동맹 발전과 한반도 안보에 대한 엄중함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더 느끼게 한 장소였다.

27일 ‘추모의 벽’ 준공식은 한미동맹의 본질이 한미 장병 간의 끈끈한 전우애에 있음을 상기시켰다. ‘추모의 벽’에는 미군 3만6634명과 한국군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국적을 구분하지 않고 ‘알파벳’ 순으로 새겨져 있다. ‘추모의 벽’에 새겨진 명단과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바로 한미동맹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미군과 함께 싸우다 전사한 외국군의 이름이 추모비에 함께 새겨진 것은 처음이며, 한미 국방장관이 ‘추모의 벽’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미동맹은 6·25전쟁의 포화 속 한미 장병들이 함께 싸우며 맺은 전우애에서 태동했다. 이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뒷받침하며,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동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한미동맹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 양국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전통적인 군사안보에서 기술, 공급망, 우주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높이 자라듯 한미동맹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토대가 튼튼해야 하는데, 한미동맹의 토대는 전우애를 바탕으로 한 한미 군사동맹이다.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국 군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미 국방장관은 양국이 합의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비전을 발전시키고 군사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샹그릴라 대화를 통해 주요 현안을 논의한 바 있으며, 이번 방미 간에는 다양한 국방 현안을 심도 있게 협의했다.

첫째, 양국 장관은 고도화된 북핵·미사일 위협으로 인해 한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는 데 우려를 함께하고, 북한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7월 F-35A 연합훈련과 같이 동맹의 강력한 억제력을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으로 보여주고, 앞으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2016년에 개최된 후 중단된 외교·국방 차관급 소통 채널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조기 재가동하기로 했다. EDSCG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한국형 3축 체계 발전, 전략사령부 창설 등 우리 군의 자체적인 억제·대응 능력 확보와 함께 한미 연합의 강력한 대북 억제 수단을 발전시키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둘째, 양국은 연합연습이 연합방위태세 근간이라는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이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군사당국은 긴밀한 공조를 통해 후반기 연합연습을 정부연습과 연계하여 전구(戰區) 연합연습체계로 발전시키고, 연합 실기동훈련의 제대와 규모도 지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셋째,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국 간 안보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정책협의·교류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한 한미일 협력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일관계 개선이 필수임을 강조하고,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일본이 적극 호응할 수 있도록 미 국방부도 함께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넷째,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특히 우리 정부가 구상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서도 유익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끝으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샹그릴라 대화 이후 불과 50여 일 만에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눔으로써 개인적 친밀도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 한미동맹 발전 과정에서 한미 장병 간 전우애가 견고한 토대가 되었듯이 양국 장관 간 돈독한 신뢰관계는 앞으로의 동맹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회담은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서로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양국이 북핵·미사일 위협 억제 및 대응 방안을 발전시키는 등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구체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우리 군은 앞으로도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이 같은 군의 노력에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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