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손목시계가 14억원?…유대인 사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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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30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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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알려진 손목시계. 경매소 홈페이지 갈무리
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알려진 손목시계. 경매소 홈페이지 갈무리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알려진 손목시계가 미국 경매에서 110만 달러(약 14억 3000만원)에 낙찰됐다. 유대인 사회는 이 경매에 대해 “매우 혐오스러운 행위”라고 비판했다.

2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체서피크 소재 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에서 나치 독일의 상징 문양과 히틀러의 이니셜이 새겨진 후버(Huber)사의 시계가 익명의 응찰자에게 팔렸다.

경매소 측에 따르면 이 시계는 히틀러가 1933년 생일선물로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계는 1945년 독일이 항복한 후 프랑스 군인 30여 명이 히틀러의 산악 휴양지인 베르그호프를 습격했을 때 기념품으로 들고 나왔고 여러 번의 재판매를 거쳐 지금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알려진 손목시계. 경매소 홈페이지 갈무리
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알려진 손목시계. 경매소 홈페이지 갈무리
시계는 히틀러의 아내인 에바 브라운이 입었던 파란 드레스, 나치 지도자들의 서명이 포함된 사진과 서신 등 기타 물품과 함께 경매에 나왔다. 경매소 측은 입찰이 이뤄지기 전 독일 언론을 통해 “이번 경매의 취지는 역사를 보존하는 것으로 판매 물품은 개인 소장품으로 보관되거나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기증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대인 공동체는 즉각 반발했다. 유럽유대인협회의 사무총장 메나헴 마골린 등 34명의 유대인 지도자들은 이번 경매를 두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규정하며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마골린 회장은 “이 경매는 무의식적으로든 아니든 나치를 지지했고 나치가 옹호했던 바를 이상화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 것”이라며 “역사의 교훈은 분명히 배울 필요가 있고 정당한 나치 유물은 박물관 혹은 교육 기관에 속해야 하지만 경매에서 파는 물품들은 그렇지 않다. 금전적 이득을 위해 타인의 기억, 고통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계 양대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는 물론 이베이, 페이스북 등에서도 나치 관련 물품 판매는 엄격히 금지되고 있지만 개인이나 소규모 중개상을 통한 거래는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 경매소는 앞서 히틀러가 입었던 속옷, 사용했던 변기 등 물품을 팔아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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