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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기성 정치인, 선악 이분법적 시각… 청년들이 갈등 조율 역할 나서야”

입력 2022-07-30 03:00업데이트 2022-07-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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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청년 정치인이 본 ‘청년 정치’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前비대위원
더불어민주당 권지웅 전 비상대책위원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청년 정치인 대부분이 임명직이라 당과 다른 소리를 내기 어렵다. 독립적으로 청년 정치인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민주화 이후의 정치’로 나아가야 합니다. 적과 싸우는 민주화 시대의 정치는 이제 우리 사회에 맞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그 해법을 찾진 못했지만 최소한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권지웅 전 비상대책위원(34)은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88년생으로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영리단체 ‘민달팽이 유니언’에서 활동하던 권 전 위원은 2020년 총선 때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총선 낙마 후 당 청년대변인으로 활동했고 3·9대선 패배 이후 당 비상대책위원을 맡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8·28전당대회에 출마한 계기는….

“‘친명(친이재명)’ 대 ‘반명(반이재명)’의 구도만 부각되는 판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당내 구성원만의 문제로 싸우기보다 대중 가까이로 다가서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원외라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기성 정치인과 청년 정치인의 차이는 무엇이라 보는지.

“민주화 이전의 기성 정치인은 옳고 그름의 문제로 보지만, 민주화 이후의 정치를 하는 청년 정치인은 그와 달라야 한다. 지금은 ‘나쁜 사람’ ‘적(敵)’을 규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예컨대 비정규직 문제를 얘기할 때 정규직 노동자를 적이라 할 수 있는가.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편의점주 사장을 나쁘다고 할 수 있는가. 그런데도 기성 정치인들은 아직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의 문제로만 접근한다. 실제로 필요한 것은 다양한 사람들의 고충을 분석하고 이들의 갈등을 조율하는 역할이다.”

―당 비대위를 경험하면서 느낀 아쉬움이 있다면….

“검경 수사권 당론을 정하는 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지금은 검경 수사권 분리가 우선순위가 아니다. 하지 말자는 게 아니고 국민이 원하는 것부터 하자’고 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검수완박 국면이 됐고 당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그걸 보고 민주당이 아직 보통의 시민들과 긴밀히 호흡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여야 대표 청년 정치인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평가한다면….

“청년 정치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낸 데 큰 공을 세운 동시에 아쉬움도 있다. 이 대표는 당의 선거는 승리로 이끌었지만 여성가족부 폐지를 앞세우고, 장애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비판하는 등 사회에 좋은 정치를 하진 못했다. 박 전 위원장도 당내 성비위 논란 등에 대한 문제의식은 지금 민주당에 꼭 필요했다고 본다. 다만 위원장으로서 동료를 만드는 정치를 하지 못했다.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당의 결정을 수용하지 못하는 점도 아쉬웠다.”

―지금 청년 세대에 가장 시급한 정책은 무엇인가.

“주택 문제다. 나도 단독주택 2층에 전세로 살고 있는데, 요즘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깡통 전세 사기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화두다. 며칠 전 열린 국무총리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도 깡통 전세 문제가 메인 주제로 다뤄졌을 정도다. 그만큼 지금 당장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책은 검찰개혁이 아닌 전세사기 방지 정책이다. 코로나 이후 ‘관계’가 끊어지는 것에 대한 청년들의 불안감도 크다. 사회적 만남이 위축되면서 생기는 우울감이 적지 않은 만큼 이를 위한 마음 건강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향후 더 많은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해 필요한 점은….

“독립성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청년위원장은 대부분 임명직이다 보니 (당과) 다른 소리를 내면 정치적으로 끝나는 구조다. 독립적으로 청년 정치인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청년 위원장도 지역위원장처럼 임기를 두고 뽑게 하면 어떨까.”

―기성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기성 정치인들의 성과를 고맙게 생각한다. 그들의 족적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했고, 그 덕분에 나는 신변 위협을 느끼지 않고 정치적 발언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세대다. 그런데 그때의 멋있었던 정치가 지금의 상황에서는 조금 맞지 않는 옷이 돼버렸으니 함께 맞는 옷을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하고 싶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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