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촉구하는 청년세대 목소리… ‘내부 총질’ 폄하땐 쓴소리하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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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청년 정치인이 본 ‘청년 정치’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25일 국회 본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젊은 세대가 정치권에 전하고자 하는
 울분이나 메시지가 분명히 있는데 이를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25일 국회 본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젊은 세대가 정치권에 전하고자 하는 울분이나 메시지가 분명히 있는데 이를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전엔 정치권에서 청년이라고 하면 ‘깍두기’ 느낌이 강했죠. 구색 맞추기라고 할까요. (대선 이후) 지금은 이전보다는 청년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습니다. 청년 세대가 자신들의 문제의식을 정치권에 강하게 전달하면서 생긴 변화라고 봅니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29)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이후 한국의 청년 정치 현주소에 대해 “아직 현실적인 여건이 그리 좋지는 않다”면서도 이같이 평가했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그동안 정치 문외한으로만 여겨지던 2030세대에게도 ‘정치적 공간’이 생겼다는 것.

박 대변인은 1993년생으로 2017년 바른정당 주최 토론대회에서 우승해 정치권에 입문했다. 지난 대선 국민의힘 윤석열 선거대책본부에서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올해 4월엔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프로그램에서 우승해 당 대변인이 됐다.

최근 윤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발언에 대해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직격했고,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적 채용 논란에는 “해명 과정에서 일을 키웠다”고 비판하는 등 내부 쓴소리로 화제가 됐다. 다음은 박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당 대변인을 맡은 지 석 달이 지났는데 소회는….

“이렇게 다이내믹할 줄은 몰랐다. 당에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과거에 해왔던 것들을 지켜주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 내게 요구되는 역할이 당을 무조건 비호하고 옹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지원하면서도 대통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쓴소리를 자처하다 보니 ‘내부 총질’이란 비판도 나온다.

“공격만을 위한 거면 내부 총질이 맞다. 하지만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면 쓴소리다. 이걸 구분 않고 모두 내부 총질이라 하면 누가 개선을 위한 쓴소리를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론 허탈하다.”

―청년 정치의 긍정적 변화를 이야기했는데, 그렇다면 한계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청년 정치인은 경험이나 내공에서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태에서 기존 질서를 깨려고 하면 당연히 반발에 부딪치게 된다. 새로운 청년 정치인이 계속 정치권에 진입해 변화의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이들의 채용 및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젊은 세대가 배제된 상태에서 기성 정치인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변화의 바람이 언제 꺼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한계다.”

(그는 최근 ‘윤핵관’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도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본인의 목소리가 묵살돼 왔으니 그렇게 표현 방식이 좀 더 극단화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그렇다면 청년 정치인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인지….


“눈치 보지 않고 청년 세대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청년 정치인을 ‘임명’하면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느라 나이만 젊지 청년을 전혀 대변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기성 정치권도 청년 세대의 참신하고 새로운 것만 취하고 싶고, 발칙한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 같은 모습은 싫다는 건 욕심이다. 임명이 아닌 선발 방식이 중요한 이유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에서 청년보좌역으로 활동했다. 기억에 남는 경험은….

“‘만 나이 통일’을 제안해서 공약화까지 이뤄냈는데, 예상보다 일상에서 많이 회자된 점이 기억에 남는다. 친구들과 우연히 술자리에 갔는데 옆자리에서도 마침 만 나이 통일을 주제로 나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내놓은 아이디어가 공약으로 채택되고, 현실에서 일반 시민들의 대화 주제가 된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

―윤석열 정부의 청년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좀 아쉽다. 대선 캠프에서 청년보좌역들이 병사 봉급 200만 원,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공약을 만들었을 때보다 축소·후퇴했다. 물론 선거 때와 국정을 운영할 때는 다르고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알지만 후퇴한 부분에 대해선 양해를 구하고 설명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했다. 통보하는 방식이 문제였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박민영#국민의힘#대변인#청년 정치#인터뷰#내부 총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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