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경제, 뒤엉켜 자란 나무… 협력해야 인류 이익”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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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야르 카네기평화재단 이사장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케야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국경을 초월한 협력 없이는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케야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국경을 초월한 협력 없이는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국경을 초월한 협력 없이는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없습니다. 5년이 아닌 50년을 내다본다면 (미국과 중국이 갈등하기보다는) 인류의 더 큰 이익을 생각해야 합니다.”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케야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이사장(50)은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미국 유명 싱크탱크로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1910년 설립했다. 케야르 이사장은 첫 한국계 여성 연방항소(고등)법원 판사 루시 고(54)의 남편으로, 두 사람은 휴가차 방한했다.

케야르 이사장은 경제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양국의 경제는 뒤엉켜 자란 나무처럼 서로 연결돼 있다”면서 “한쪽을 다른 하나로부터 잘라내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두 나라 모두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 공급망 복원력을 키우고, 일종의 보험을 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칩4(Chip4·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와 같은 소규모 파트너십이건, 광범위한 네트워크이건 간에 우리가 확실히 해야 할 일은 기술 발전을 계속하는 것”이라면서 “(기술의 발전은) 단지 하나의 국가나 블록을 위한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이 가능한 한 핵심 기술에 대해 미국 및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같이 ‘끼인 국가’들이 갖는 딜레마에 대해 그는 “둘 중 한 나라를 선택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많은 국가가 양국과 강력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여지를 허용해야 하고 중국도 다른 나라에 선택을 강요하는 것에 큰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케야르 이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법관 출신으로, 하버드대 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정부 때는 내각에서 일하기도 했다. 커리어만 놓고 보면 ‘금수저’일 것 같지만 그는 14세 때 부모님을 따라 가난한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아내인 고 판사는 미국 워싱턴에서 한인 2세로 태어났다. 고 판사는 2014년 삼성과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 1심을 맡았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2001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2003년 결혼했다. 케야르 이사장은 “똑똑하고 멋진 한국 여성을 만나 결혼한 것은 행운”이라면서 “둘 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뿌리를 잊지 않으면서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케야르 이사장은 이번 방한이 다섯 번째다. 그는 “아내 가족의 고향인 제주도에 함께 가볼 계획”이라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케야르 카네기평화재단 이사장#미중경제#협력#인류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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