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카슈끄지 사건’ 이후 첫 유럽 순방…고립 탈피 시도

  • 뉴스1
  • 입력 2022년 7월 27일 1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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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 이후 처음으로 유럽 순방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26일(현지시간) 첫 순방지인 그리스를 거쳐 프랑스로 향할 예정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발생한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뒤 국제사회의 큰 비난을 받았다.

이번 순방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나 주먹 인사를 나눈 지 2주가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졌다.

그리스 공영 ERT방송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장관 3명과 자국 대기업 대표단을 대동하고 아테네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와 회담했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한다.

이를 두고 카슈끄지 피살 사건 이후 몸을 사리던 무함마드 왕세자가 고립에서 벗어난 상징적인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크리스티안 울리히센 미국 라이스대 베이커연구소 연구원은 AFP 인터뷰에서 “(카슈크지 암살이 있었던) 2018년 이후 무함마드 왕세자가 유럽이나 북미 국가를 방문하진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번 유럽 방문은 “카슈끄지 사건으로 인한 고립을 뛰어넘는 매우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6월 튀르키예(터키)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면서부터 이전보다 활발한 외교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때 자국 땅에서 벌어진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그 참혹함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렸으나, 올해 들어 이스탄불 법원은 재판을 중단하고 지난 4월 사건을 사우디로 이송했고 양국 관계는 다소 해빙됐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우디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으로부터 시장에 더 많은 원유를 공급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유럽 순방에서도 에너지 문제가 핵심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국왕 자문기구인 슈라위원회의 후다 알할리시 부위원장은 “왕세자가 프랑스를 방문할 때 에너지 문제가 다시 의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정해진 길을 가고 있으며 이를 관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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