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부 폭염 극심 ‘피난길’…보스턴은 폭염 비상사태 선언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25일 0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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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을 강타한 폭염에 1주일 이상 시달려온 동부지역 대도시 주민들이 앞으로도 폭염이 더욱 강화된다는 예보에 주말 부터 앞을 다퉈 도시를 탈출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의 휴양지 프로미스드 랜드는 비교적 고지대의 주립공원과 해수욕장, 풀장 등 위락시설이 있는 곳으로 뉴욕시와 필라델피아에서 2시간 반정도 운전하면 갈 수 있는 장소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이 곳은 성서에 나오는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라기 보다는 해발 550미터의 펜실베이니아 포코노 산맥 덕분에 고도가 높아 약간 온도가 낮을 뿐이다.

그런데도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서 남부 대평원에 이르는 지역의 8천500만명의 미국인은 국립 기상청이 발표한 폭염주의보와 열질환 경보에 따라 갈 곳을 찾고 있다. 기상청은 워싱턴에서 보스턴시에이르는 동부 지역에도 “극도의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프로미스드 랜드에서도 일기예보는 평균 32도를 넘는 고온이지만, 그래도 숲의 그늘과 열을 식혀주는 호수, 산에서 부는 바람 때문에 훨씬 견딜만 하다고 방문객들은 말한다.

고교 교사인 로사 차베스(47)는 이 곳 호수가에서 친구와 함께 몸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서 “지난 주에 이탈리아 플로렌스로 휴가 여행을 갔다가 유럽의 폭염을 경험하고 왔는데 폭염이 우리를 따라다니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국립 기상청은 북동부의 대부분 지역에서 역대 최고 기온과 최장 폭염의 신기록과 타이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는 엄청난 습도와 함께 24일 최고기온 37도를 기록했고 뉴저지주 뉴어크 일대는 5일 연속 38도 이상을 기록해 1931년 이래 최고 온도의 최장 신기록을 경신했다.

보스턴 시도 낮기온이 37도가 넘으면서 1933년에 세운 36도의 기록을 깼다.

북동부지역에서만 2건의 열질환 관련 사망자가 나왔고, 보건 당국은 앞으로도 더 나올 것으로 경고했다.

필라델피아시는 이미 내린 폭염경보를 25일 저녁까지 연장하고 공무원들을 파견해 노숙자들이나 취약자의 집을 일일히 방문하도록 지시했다. 시내 곳곳에 쿨링 센터를 개설하고 냉방기를 갖춘 대형 버스를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교차로 4곳에 설치했다.

보건 당국은 가벼운 옷차림에 물을 많이 마시고 옥외에 머무는 시간을 짧게 하며 노인들과 반려 동물의 건강을 체크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보스턴 시의 미셸 우 시장도 25일까지 폭염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시내에 12곳의 쿨링 센터를 개설했다.

운동경기도 연기하거나 시간을 단축했다. 뉴욕시 트라이애슬런 협회는 달리기와 자전거 주행거리를 단축시켰고 이번 주말에 열릴 예정이었던 보스턴 트라이애슬론 경기도 8월 20일-21일로 연기되었다.

서부 지역에도 이번 주 초부터 폭염의 열파가 도착해서 주말까지 머물 것으로 예보되어 있다. 시애틀, 포틀랜드 북 캘리포니아지역은 26일까지 최고 기온이 올라가 지난 해 수 백명이 사망했던 폭염 수준의 높은 기온이 예상되고 있다.

비가 많은 지역 주민들은 에어컨 없이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각 지역 정부는 이번 주 내내 실내온도의 상승으로 인한 온열질환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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