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던 美 보스턴 지하철 화재…창문으로 탈출하고 강에 뛰어내리기도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22일 12시 52분


코멘트
미국 보스턴에서 미스틱 강 위 철교를 달리던 지하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놀란 수백 명의 탑승객은 창문을 통해 열차를 탈출했다. 급기야 한 여성은 10m 아래 강으로 뛰어내렸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서머빌의 미스틱 강 위를 달리던 오렌지 라인 지하철에서 화재가 발생해 200여 명의 탑승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오전 6시45분 달리던 열차 앞쪽에서 갑자기 연기가 나더니 금세 불이 붙었다. 열차는 멈췄고 승객들은 모두 가장 뒤 칸으로 모여들었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는 불안해 우왕좌왕하는 승객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사람들은 열려있던 4개의 큰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했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이 선로 위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익명의 한 여성은 철교 아래 미스틱 강으로 10m 이상을 뛰어내렸다.

당시 미스틱 강에서 훈련 중이던 서머빌 소방대가 그 여성을 발견했다. 그들은 여성에게 구조보트에 탈 것을 제안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여성은 소방대원들이 제공한 구명조끼만을 받아 스스로 강가까지 헤엄쳤다.

무사히 강가에 도착한 여성은 소방대의 거듭된 치료 제안에도 이를 거절하고 떠났다.

그가 왜 선로로 대피하지 않았으며 어떻게 지하철을 탈출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스티브 포프탁 MBTA 총괄 매니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화재는 알루미늄 측선과 비슷한 소재의 금속 스트랩이 열차에서 떨어져 전기가 흐르는 제3 철도와 접촉하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열차에 고정돼 있던 금속 스트랩이 어떻게 떨어진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최근의 폭염이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화재는 매우 무서운 사고였으며 이러한 경험을 승객들에게 제공하고 싶지 않았다”며 탑승객 200여 명에게 사과했다.

또한 “이번 사고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점검을 마친 후 오전 11시엔 모든 서비스가 복구됐다”고 덧붙였다.

미셸 우 보스턴 시장은 “이번 화재 사고는 노후화된 교통 시스템이 위험에 처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하철은 1980년 처음 운행을 시작해 지난달 23일 마지막 점검을 받았다. 금속 스트랩도 당시 점검받았다.

이번 화재는 보스턴 지역 대중교통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 중 가장 최근 벌어진 사고다.

미국 국가운수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남성은 레드 라인 지하철에서 내리던 중 열차 문에 팔이 낀 채로 끌려가다 사망했다.

지난해 7월엔 그린 라인 지하철 2대가 충돌해 20명이 다쳤다. 9월엔 역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 9명이 다쳤다.

지난 6월 미 연방대중교통청(FTA)는 MBTA의 전반적인 안전 문제 조사 결과 “주요 유지보수 정비 지연, 근로자 안전 인증 누락, 인력 부족 등이 문제”라고 밝혔다.

미셸 우 시장은 성명서를 통해 “전국의 전문가들과 주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해 이른 시일 내 전체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