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중의 별’ 정은원 “민식 선배 전화번호 좀…”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16일 2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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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3점포를 때려낸 정은원(22·한화 이글스)이 만장일치로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며 ‘별 중의 별’로 우뚝 섰다.

정은원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이 나눔 올스타(LG·키움·NC·KIA·한화)의 6-3 승리로 끝난 뒤 진행된 기자단 MVP 투표에서 21표를 모두 받아 만장일치 MVP에 선정됐다.

1-3으로 끌려가던 나눔은 8회 황대인의 투런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은 정규이닝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3-3으로 팽팽히 맞선채 연장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1,2루에 주자를 놓고 시작하는 상황에서 드림 올스타(KT·두산·삼성·SSG·롯데)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SSG 포수 김민식이었다. 올스타전에 야수가 투수로 등장한 것은 1985년 김성한, 2018년 강백호에 이어 세 번째다.

김민식은 수비수 도움으로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정은원의 일격을 피하지 못했다. 2사 2,3루 상황에 들어선 정은원은 김민식의 높은 공을 노려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올랐다.

9회말 등판한 나눔 마무리 고우석(LG)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하면서 나눔은 그대로 승리했고, 정은원의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올스타전 MVP인 미스터 올스타가 된 정은원은 상금 1000만원을 품에 안았다.

경기 후 정은원은 “연장 승부치기에 들어가기 전 더그아웃에서 ‘10회말 고우석이 등판하니 1점만 내면 된다’는 이야기들을 나눴다. 투아웃 후에 내 타석이 돌아왔는데, (김)민식 선배가 야수여서 더 부담이 됐다. 못 치면 독박일 것 같았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최대한 힘을 빼고 치자고 생각했다. 큰 것을 노리지 않고 짧게 하나만 치자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잘 따라줬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경기에 나가지 않고 벤치에 있을 때 ‘이기기만 하자’는 마음으로 응원했는데, 내가 해결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니 더 긴장됐다”며 “시즌 중 끝내기 찬스가 왔을 때 긴장감이 들었다. 한국시리즈에 가본 적이 없지만,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정은원이 홈런을 치기에 앞서 연장 10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 김혜성(키움)이 우전 안타를 날렸다. 이때 3루 주루코치였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2루 주자 최형우(KIA)에 홈까지 달리라는 신호를 줬다. 하지만 최형우는 드림 우익수 최지훈(SSG)의 정확한 송구에 막혀 홈에서 아웃됐다.

만약 최형우가 아웃되지 않았다면 결승타의 기회는 다른 이에게 돌아갔을 가능성도 상당했다.

“감독님이 미래를 보신 것 같다”며 웃어보인 정은원은 “감독님이 팔을 돌리실 때 ‘왜 돌리지’라고 생각했다.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을 보면 감독님이 제자를 띄워주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리신게 아닌가 싶다”고 농담했다.

2000년생인 정은원은 2000년대생 첫 홈런, 첫 골든글러브에 이어 첫 올스타 MVP에도 이름을 올렸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정은원은 “감독님 추천으로 와서 경기에도 교체 출전했다. 상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며 “아직 MVP를 받았다는 기분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상금 1000만원을 어디에 쓰겠냐’는 질문에 정은원은 “일단 커피를 돌리란 이야기가 나왔다. 후반기 시작 전에 팀에 커피를 사야할 것 같다”며 “응원해 준 후배들에게 밥을 사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겠다”고 했다.

전날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해 500만원의 상금을 받은 이대호(롯데)는 배팅볼을 던져준 김태군(삼성)에 100만원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김민식에게 상금을 나눠줄 생각은 없냐’는 농담섞인 질문을 받은 정은원은 “김민식 선배 번호를 아시는 분이 있냐”더니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정은원은 올스타전 MVP 수상이 후반기에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그는 “전반기에 팀도, 나도 안 좋았다. 오늘이 후반기를 자신감있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계기가 된 하루인 것 같다”면서 “준비를 잘해 후반기에 팀도, 나도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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