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물가 총력 대응 나선다…내달 추석 민생대책 발표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11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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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전 부처 경제 정책 전반을 총괄·조정하는 컨트롤타워로서 물가·민생경제 안정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고 관련 대책을 추진한다.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 활동을 보장해 ‘민간 주도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도 마련한다.

비대해진 공공기관에 대한 고강도 개혁도 이뤄진다. 과도한 복리후생 및 호화청사 매각과 같은 방만 경영 요소를 대폭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기재부 업무보고를 실시했다.

이번 업무보고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독대 형식으로 진행됐다. 통상 부처 업무보고는 장·차관과 간부들이 대거 참석하지만, 보다 깊은 현안 공유와 논의를 위해 이런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추 부총리의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다른 부처 장관들의 보고도 이어질 예정이다.

기재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마련한 민생대책을 신속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5월29일), 민생안정대책(5월30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6월16일), 당면 물가안정 대책(6월19일) 등을 통해 굵직한 민생·물가 안정 과제를 발표해왔다.

대표적인 물가 안정책은 유류세 인하다. 앞서 기재부는 이달 1일부터 연말까지 6개월간 휘발유, 경유, LPG부탄에 대한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휘발유·경유 등 유류에 적용하는 탄력세율 범위를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휘발유·경유가 ℓ당 2000원을 넘어서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사전브리핑에서 “유류세 법정 인하 폭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정부가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세수 인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은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대책도 추진 중이다.

앞서 정부는 돼지고기, 식용유 등 식품원료 7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0%로 낮추기로 했다. 커피·코코아 생두에 붙는 수입부가세는 2023년까지 면제다.

지난달 24일부터는 1조원 규모의 긴급생활지원급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227만 저소득층 가구에 최대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앞서 2차 추경을 통해 마련한 24조6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손실보상도 이뤄지고 있다.

기재부는 다음 달 안으로 ‘추석민생대책’을 마련해 추가 대응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방 차관은 “추석 성수품 출하와 가격 조정 등 올해 물가 관련 리스크를 보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을 제한하는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면 (방역 상황에 따라) 조금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물가 안정만으로 성장률 둔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해 수출·투자 활성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먼저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한 금융·물류·마케팅 등 총력 지원에 나선다. 여기에는 무역금융 지원 40조원 이상 확대, 물류 애로 해소를 위한 매달 4척 이상의 임시선박 투입 등이 포함된다.

민간투자와 관련된 규제와 세 부담 완화 등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금융·외환시장, 가계부채 등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대응도 강화된다.

새 정부에서는 기재부의 대내외 경제정책 총괄·조정 기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상경제장관회의, 대외경제장관회의, 부동산관계장관회의, 관계기관 간담회 등 부총리 주재 회의체와 예산·세제 등 정책 수단을 활용해 경제 정책 전반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대응 방안을 조율·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만간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시설 투자, 인력 양성, 핵심기술 확보 등과 관련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선 업계 인력·물류난을 해소하기 위한 조정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인재 양성·사회 안전망 확충 등 사회 복합 이슈를 총괄 조정하는 업무도 수행한다. 아울러 인구위기·탄소중립 등 미래 대비 과제를 집중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방 차관은 “기재부 총괄·조정 하에 전 경제 부처가 역량을 결집해 유기적으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공기관 혁신을 위해 민간과 경합·중복되는 기능을 조정하고, 과도한 복리후생 및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등 방만 경영요소도 대폭 정비한다. 비대해진 공공기관 덩치를 줄이는 고강도 개혁을 위해 ‘칼’을 꺼내 든 것이다.

우선 주기적인 업무 점검을 통해 공공기관의 기능·인력 등을 조정하고, 공공기관 기능성 테스트를 통해 민간 부문과 경합하거나 다른 공공기관에서 수행 중인 유사·중복 업무를 정비한다.

과도한 복리후생은 폐지·축소하며, 불요불급한 호화 청사 등은 매각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과도하게 큰 청사 등은 매각 및 분리하는 조치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부동산과 출자지분, 해외자산 등에 대한 매각도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재부는 직접 경영·감독하는 기관 수를 줄이고, 주무부처에서 기타 공공기관에 대해 경영을 평가하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영평가제도 역시 전면 개편한다. 재무성과 지표는 상향 조정하고 사회적 가치 지표는 하향 조정한다.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규제를 전면 철폐하고 기업 경영자의 경제 형벌 완화도 추진한다.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보장해 ‘민간 주도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는 이르면 다음 주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함께 범부처 TF를 신설하고 경영자의 형사처벌 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한다.

기업이 경제 관련 법령을 위반했을 때 경영자에게 징역·벌금 등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대신에 시정조치·과태료 등 행정제재를 적용하거나 형량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방 차관은 “전체적으로 경제형벌 조항이 있는 법을 훑어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제형벌을 행정제재로 전환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있는데 이를 토대로 경영계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업 활동에 영향이 큰 핵심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국민 안전과 건강을 침해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부총리와 민간전문가가 공동 팀장을 맡는 민관 합동 TF를 이달 내 출범할 계획이다.

기업의 발목을 잡았던 법인세 대수술도 예고했다. 정부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높인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22%로 인하할 방침이다.

지난 5년간 확장적으로 운영돼왔던 재정 기조는 ‘긴축 재정’으로 전환한다. 지난 정부에서 나랏빚이 400조원 이상 늘어 10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재정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특단의 조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3% 이내로 개선하고 2027년 국가채무비율을 50% 중반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9월에는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3% 이하로 관리하고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경우 수지 한도를 더 축소하는 방안이 담긴 재정준칙도 발표한다.

또 내년 예산안 편성 때에는 강도 높은 지출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소상공인 손실보상, 일자리안정자금 등 지출을 정비하고 ‘재정 일자리’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으로 관측된다.

방 차관은 “9월2일 (국회) 제출을 목표로 예산안 편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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