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스리랑카, 대통령 관저 시위대 점거에 결국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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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10일 0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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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 상태에 빠진 스리랑카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에 몰려 사임의사를 밝혔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13일 대통령직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시위대에 의해 강제로 사임하게 된 라자팍사 대통령은 시위에 앞서 대통령 집무동으로부터 긴급 대피했다. 현재 대통령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가부도와 지도력 상실 등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 상황에 대해 미국은 장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해 줄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태국 주요 20개국, G20 회의에서 “어떤 새 정부든 장기적인 경제 안정을 달성하고 스리랑카 국민의 불만을 해결할 방안을 신속히 파악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라자팍사 대통령은 그간 스리랑카의 경제난을 불러온 책임과 관련해 야권과 국민 다수로부터 사임 압박을 받아왔다. 임기는 2024년까지였다.

스리랑카에서는 경제난으로 지난 몇 달 간 시위가 이어져 왔다. 성난 시위대를 진정시키기 위해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는 대통령에 앞서 사의를 표했다. 그러나 총리의 제안은 시위대를 조금도 진정시키지 못했다.

이날 시위대는 경찰들이 친 바리케이드를 뚫고 대통령 집무실과 관전에 돌진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대통령 집무동을 돌아다니며 셀카를 찍는 사람들과 수영장에서 물놀이 하는 사람들을 포착해 보도했다.

어떤 이들은 부엌으로 가 요리를 해 먹기도 하고, 대통령 체육관에서 역기를 들고 러닝머신을 타기도 했다.

시위에 참가한 34세 변호사 히만타 위크레메라트네는 “우리는 필사적”이라며 “모든 각계각층 사람들이 한 가지 의도로 뭉쳤는ㄷ 이는 분명히 권한이 없는 부패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시위자인 야사스 라트나야케는 이 사건을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이런 것을 전에 본 적이 없다”고 환희에 젖어 말했다.

대통령 집무동 밖에 운집한 관중들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그들은 “당신은 우리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우리는 여기에 있다”고 외쳤고 시위대가 물대포와 경찰차 위를 점거하자 경찰과 보안군은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스리랑카는 관광 수입이 줄어들면서 부채가 급증했고, 지나친 감세 등 재정정책까지 실패하면서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월 12일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으며 지난 5월 18일부터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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