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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世宗 ‘아파트 특공’ 대거 부정 당첨… 이런 걸 척결하는 게 공정

입력 2022-07-07 00:00업데이트 2022-07-0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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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는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아파트값이 지난해 44.93% 올라 전국적으로 상승률 1위를 차지했으며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도 12.38% 올라 시도별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세종시 이전기관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특별공급에 공직자 116명이 부당한 방법으로 당첨됐다고 감사원이 5일 밝혔다. 세종시 특공이 시작된 2010년부터 11년 동안 교육부 국민권익위원회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에서 불법과 편법 분양이 관행처럼 이뤄졌다. 공직자들이 세종시 이전을 재테크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부당 당첨 사례를 보면 공직자들이 과연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충남 금산군 소속의 한 공무원은 행정안전부 파견 기간 세종시 특공에 당첨되자 금산군 대신 행안부를 소속기관으로 쓰고 장관 관인을 복사해 허위 서류를 만들었다. 정년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이 소속기관에서 특공 대상 확인서를 발급받아 계약한 일도 있었다.

세종시 특공은 지난해 5월 이전 대상도 아닌 관세평가분류원이 171억 원짜리 청사를 짓고 49명이 특공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론화됐다. ‘제2의 LH 사태’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이번 감사로 고발된 사람은 1명뿐이다. 나머지는 문책, 주의, 통보에 그쳤다. 부당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한 사람은 징계 대상에서 아예 빠졌다. 현 정부가 상식과 공정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부각하면서도 정작 눈앞의 부패에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향후 법령 위반 여부를 따져 추가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토부 자체가 특공 확인서 부당 발급으로 감사원의 주의를 받았다. 객관적이고 엄정한 조치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공직자들은 그동안 특공제도로 손쉽게 아파트를 장만한 뒤 되팔아 차익을 챙겼다. 그 과정에서 가격이 폭등해 실수요자의 부담을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세종시 특공으로 공직자가 올린 시세차익만 평균 5억 원이 넘는다는 조사도 있다. 집값 폭등에 좌절한 국민들은 부당 특공 실태를 보면서 또 한 번 박탈감에 빠져들고 있다.

도 넘은 불법 특공을 척결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공정을 아무리 강조해도 공허하게만 들릴 것이다. 세종시뿐 아니라 전국 혁신도시에서 이뤄진 특공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와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 먹고사는 문제에서 드러난 불공정을 덮고 지나간다면 어떤 민생 행보도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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