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민생과 혁신 팽개친 채 집안싸움에만 바쁜 巨野

입력 2022-07-07 00:00업데이트 2022-07-07 08:5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 달 전당대회 선거 규칙을 놓고 내부 갈등을 촉발시킨 비대위 수정안을 철회하기로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당무위원회를 열어 8·28 전당대회 룰을 최종 확정했다.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 일반 여론조사 비중을 30% 반영하기로 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방안을 그대로 의결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전준위 안에서 없애버린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되살려놓은 것이다. 당 지도부가 비대위 결정에 반발한 친이재명계의 손을 많이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당내 갈등은 당 대표 예비경선 컷오프 룰에서 시작됐다. 쟁점은 일반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었다. 전준위가 ‘중앙위원회 투표 100%’를 ‘중앙위 70%-여론조사 30%’로 바꾸자 비대위가 원안으로 돌려놓았다. 비대위 측은 “후보가 10명이 넘으면 여론조사 컷오프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바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친명계는 “여론조사 비중을 없앤 비대위 결정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재명 죽이기”라고 반발했다. 격론 끝에 당무위에서 비대위 조정안이 철회됐지만 친명-반명 간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진 것 같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6·1지방선거 평가 보고서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꼽은 패배 최대 원인을 ‘대선 이후 당 혁신이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적시했다. 혁신은 낡은 과거와 절연하는 ‘창조적 파괴’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강경 지지층이 주도하는 팬덤 정치를 뛰어넘어 민심과 당심의 멀어진 간극을 메워야 한다. 하지만 전대를 앞두고 그런 노력은 잘 보이지 않고 전대 룰 갈등만 벌어지니 선거 연패의 뼈아픈 교훈을 벌써 잊어버린 모양이다.

민주당은 야당이 됐지만 여전히 원내 과반의석을 가진 거야(巨野)다. 정부 여당을 견제하면서도 민생 현안을 적극 챙겨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한 달 넘게 법사위원장 몫을 놓고 여당과 신경전을 벌이다 보니 한시가 급한 유류세지원법 등 민생 입법 처리가 표류하는 것 아닌가. 상대 탓만 할 일이 아니다. 정부 여당에 실망한 민심은 무조건 야당 편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민주당의 전대 룰 갈등은 2024년 국회의원 공천권 향배와 직결돼 있다. 공천 지분을 노린 집안싸움에 수권정당의 비전과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특정 계파가 아니라 당 전체에 민심의 심판이 내려질 수 있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