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년만에 중국 임직원 절반 줄었다…‘脫중국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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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6일 0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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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의 모습. 2022.6.17/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의 모습. 2022.6.17/뉴스1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지난 5년간 현지 임직원 수를 절반 넘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촉발된 ‘탈(脫)중국’ 경향과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정치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에서 현지 인력 감소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애플 등 글로벌 전자업체들도 탈중국 기조 아래 생산거점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6일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중국 현지 법인에 고용된 인원은 총 1만7820명이다. 5년 전인 2016년(3만 7070명)과 비교하면 51.9% 감소한 수준이다.

2016년과 2017년 3만명대 중반을 유지하던 중국 임직원 수는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2018년 2만9000명대로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다. 이어 2019년엔 2만명대 초반, 2020년과 2021년엔 1만명대 후반으로 줄었다.

중국 임직원 급감은 2010년대 이뤄진 현지 생산거점 효율화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2018년 5월엔 선전 통신 공장을, 그해 말엔 톈진 스마트폰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어 2019년엔 후이저우 스마트폰 공장, 2020년 7월엔 쑤저우 PC 생산 설비를 철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5월18일 중국 시안(西安)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생산공장을 현장점검하고 있다. ©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5월18일 중국 시안(西安)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생산공장을 현장점검하고 있다. © 뉴스1
현재 삼성전자의 중국 생산기지는 쑤저우 가전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 공장, 시안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전부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생산라인이 이전과 비교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현지 법인 고용 인원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 현지에서 제조시설을 영위해 얻을 수 있었던 기존 이점이 다수 사라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분쟁에 따른 고율 관세, 내수 중심 정책, 현지 인력 인건비 증가 현상이 이 시기에 두드러졌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고강도 코로나19 봉쇄정책을 펼치며 안정적인 기업활동도 어려워졌다. 일례로 삼성전자 시안 메모리 공장에선 지난해말 중국 봉쇄정책으로 인해 한 달 가까이 감산이 이어졌다.

공장을 남겨둔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도 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미·중 패권 다툼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사업에서 강도를 더해가는 동시에,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 세계적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평택3라인 가동을 앞두고 있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20조원을 투자한 제2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라는 점 역시 이러한 세계정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 현지 임직원 절반이 줄어드는 기간에 국내 임직원 수는 9만3000명에서 11만1126명으로 20% 가까이 증가했고, 북미ㆍ중남미 지역에선 2만5000명대가 유지됐다.

탈중국 현상은 삼성전자만의 일은 아니다. 주요 제품의 95%가량을 중국에서 만들어온 애플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겪은 이후 인도와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생산거점 다변화에 나섰다. 위탁생산 업체에 중국 외 지역 생산량을 늘릴 것을 요청하는 식이다.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은 이미 인도에 아이폰 공장을 완공해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을 둔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사전 조율이 미흡한 상태에서 봉쇄가 이뤄지는 일도 부지기수”라며 “현재는 봉쇄가 풀리긴 했지만 예상할 수 없는 변수를 항상 남겨둔 상태에서 사업을 하고 싶은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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