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당한 보물 ‘만국전도’ 30년만에 예천으로 귀향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6일 0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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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센터에 임시 보관하고 있던 보물 ‘만국전도(萬國全圖)’가 경북 예천박물관으로 이관됐다.

6일 예천박물관에 따르면 국내 최고(最古) 서양식 세계지도인 ‘만국전도’는 1989년 8월 1일 보물로 지정됐다.

1993년 9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도난당한 후 2018년 11월 골동품업자 아내가 운영하는 안동의 한 식당 벽지 안에 숨겨져 있던 것을 경찰과 문화재청 사범단속팀이 공조로 회수했다.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센터는 이를 보존처리해 지금까지 보관해 왔다.

만국전도는 용문면 상금곡리 출신으로 승정원(承政院) 승지(承旨)를 지낸 돈우당(遯愚堂) 박정설(朴廷薛, 1612~1693)이 만든 지도이다.

그는 이탈리아 선교사 줄리오 알레니(Giulio Aleni, 1582~1649)가 만든 한문판 세계지리서 ‘직방외기(職方外紀)’에 실린 만국전도를 1661년 채색·필사해 제작했다.

국내 현존하는 서양식 세계지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만국전도는 알레니의 만국전도에는 없는 울릉도, 백두산이 표시돼 있어 조선시대 지성계의 영토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예천박물관은 오는 10월 ‘독도의 달’에 새롭게 기탁된 ‘만국전도’를 일반인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도난당한 문화재가 30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오게 돼 매우 기쁘다”며 “문화재 환수 기념식과 기획전시 등을 개최해 군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천박물관은 이날 만국전도 이외에도 나암(羅巖) 박주대(朴周大)와 그의 현손인 박정로(朴庭魯)가 소장하고 있던 고전적 116점을 함양박씨 문중으로부터 기탁받았다.

고전적 유물로는 1732년 금속활자(교서관인서체자)로 간행한 ‘명재선생유고(明齋先生遺稿)’와 소산(小山) 이광정(李光靖)의 ‘소산선생문집(小山先生文集)’ 등 문학, 역사, 의학, 법률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예천박물관은 보물 268점을 포함해 총 2만2000여 점의 유물을 확보해 국내 공립박물관 중 가장 많은 보물을 소장하고 있다.

[예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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