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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기능올림픽에 대한 관심 높일 때다[내 생각은/서승직]

서승직 인하대 명예교수·전 기능올림픽 한국기술대표
입력 2022-07-06 03:00업데이트 2022-07-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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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중순에 열릴 예정이었던 상하이 국제기능올림픽이 5월 31일 전격 취소됐다. 국제기능올림픽조직위원회(WSI)는 계속되는 전염병 예방을 위해 중국 당국과 협의한 결정으로 대안을 곧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상하이 기능올림픽은 85개 회원국 중 69개국에서 1243명이 등록을 한 상태였으며 한국은 46개 직종에서 51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었다. 불과 130여 일 앞두고 대회가 전격 취소됐다는 소식에 선수들은 깊은 실의에 빠졌다.

다행히도 WSI는 대회의 분산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고, 15개국에서 1100여 명이 참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회원국마다 유리한 직종에만 참여할 것으로 보여 맥 빠진 대회가 될 것이 자명하다. 개최가 안 되는 직종도 나올 수 있는 데다 참가국 미달로 WSI 공인을 못 받게 될 수도 있다. WSI 공인을 받지 못하면 한국은 입상자에게 주어지는 정부 포상, 국가자격시험 면제, 병역대체복무 등의 혜택을 줄 수 없게 된다.

이번 기능올림픽의 ‘사실상’ 취소로 소위 기능강국이 입는 피해는 심각하다. 반면 유럽의 전통 기능선진국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능선진국과 기능강국은 직업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느냐, 현상만을 추구하느냐로 구분된다. 기능올림픽의 결과가 직업교육이라는 본질에 충실하고, 그것이 산업성과로 표출될 때 기능선진국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종합 우승을 제일 많이 한 기능강국이지만 기능선진국에 이르지 못했음은 물론 기능올림픽의 리더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WSI의 한국인 임원도 없으며 전 직종에 통역을 대동할 만큼 글로벌화가 부진하다. 가치 있는 기술전수 능력도 부족한데, 이는 국제기능올림픽한국위원회(WSK)가 그동안 시스템을 혁신하지 못한 결과로 봐야 한다.

WSK도 이제는 전문적 독립기구로 혁신해야 한다. 국제기능올림픽을 단 2년만 근무하는 순환 보직자에게 맡기는 것은 모순이다. 이렇기에 WSK의 전문성이 떨어진다거나 더 나아가 책임윤리마저 부족하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능올림픽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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