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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단독]서울 시내버스 1위 업체도 사모펀드에 팔린다

입력 2022-07-06 03:00업데이트 2022-07-0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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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운수, 1000억 원대에 매각
서울시 시내버스 1위 기업인 선진운수가 사모펀드에 팔린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그리니치PE는 최근 약 1000억원대에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도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포함, 선진운수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고 서울시 신고를 앞두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컨소시엄 구성은 현재 협의 중이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동아운수와 도원교통, 신길교통, 한국BRT 등 4개사를 인수한 데 이어 사모펀드의 준공영제 시내버스 사들이기가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971년에 설립된 선진운수는 서울시 시내버스 사업자 65개사 중 노선 수와 인가 대수 등에서 1위를 차지하는 회사다. 그리니치PE는 제주도 폐기물 업체 지분 투자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로 알려진 사모펀드다.

사모펀드가 버스회사를 인수하더라도 당장 버스 노선과 요금 등에 대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도입된 준공영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노선 및 요금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는 대신 제도적으로 사업자의 이윤을 보장하는 제도다. 서울시가 배차권과 노선 조정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노선과 요금이 변경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모펀드 입장에선 수익이 크진 않지만 일정한 이윤 보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 투자처를 확보한다는 이점이 있다.

사모펀드의 잇따른 버스회사 인수를 두고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 등을 통해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사모펀드는 재매각을 전제로 하다 보니 재투자 없이 배당만 많이 받고 부실 상태에서 다시 팔아치우는, 이른바 ‘먹튀’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올 5월 서울시는 사모펀드의 버스회사 인수가 잇따르자 시내버스 기업 인수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지나친 단기 차익 추구로 운송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기준에 따르면 준공영제 시내버스 시장에 진출 가능한 자산운용사는 설립 후 2년 이상 운용 경력을 보유한 국내 자산운용사여야 하며, 운용 중인 펀드 총액이 1000억 원,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3명 이상의 인력을 보유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5월에 마련한 기준은 부정한 목적의 사모펀드가 시장에 진입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선진운수 관련 매각은 사기업 간 거래여서 제시한 기준만 충족하면 신고가 통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대전시도 비슷한 지침을 마련해 이달 중 관련 업계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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