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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비난 여론 떠밀린 여야, 의장단 선출… 법사위장 등 뇌관은 여전

입력 2022-07-05 03:00업데이트 2022-07-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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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 36일만에 원 구성 합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의원(뒷모습)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5일간의 ‘치킨 게임’을 이어오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4일 21대 후반기 국회의장단을 합의 선출하면서 막판 극적 타결을 이뤄냈다. 여야가 의장단 단독 선출이란 극한 충돌을 피한 것은 각각 ‘여당 책임론’과 ‘거야(巨野) 발목잡기’란 비판을 의식한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상임위원회 배분과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 등 핵심 쟁점은 그대로 남겨둔 ‘조건부’ 국회 정상화라 여야 간 재충돌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여야 비난 여론 속 ‘일보 후퇴’

전날 두 차례 비공개 원내대표 회동이 결렬된 후 여야는 이날 오전까지도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의장 단독 선출 가능성에 대해 “명백한 불법”이라며 “사개특위를 여야 5 대 5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자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이 거부했다”고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제안한 ‘사개특위 안건 의결을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는 내용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의힘이 위원장과 의원 여야 동수를 요구하며 걷어찼다”고 반박했다.

상황이 급변한 건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 개의 시간을 30여 분 앞두고 국민의힘 긴급의원총회에서 “상임위원장을 여야 합의하에 선출하기로 약속하면 의장단 선출에 협조하자”라고 의견이 모이면서다. 당초 의총 초반엔 의원들 간 본회의 참석 여부를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이 내부 이견을 딛고 막판 합의를 제안한 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이른바 ‘데드크로스’ 현상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심상치 않은 경제 위기를 둘러싼 ‘여당 책임론’ 속 국민의힘 지지율도 하락하는 등 정권 초 ‘허니문 기간’이 사실상 끝났다는 기류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국회가 돌아가야 야당으로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다”며 상임위 구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당 워크숍에서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국민의힘에 양보하더라도 국회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며 “시간을 끌수록 거대 야당에 불리한 구조라는 우려가 컸다”고 했다.
○ 사개특위, 인사청문회 등 험로 예상
김진표 신임 국회의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2022.7.4 사진공동취재단
여야가 의장단 합의 선출까진 성공했지만,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양보 조건으로 내건 사개특위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면 원 구성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에 국회 원 구성 협상 시한을 일주일 이내로 못 박으면서 전날 민주당에 던진 △국민의힘 출신 위원장 △여야 동수로 의원 구성이란 조건을 고수했다. 권 원내대표는 “협치 차원에서 통 크게 양보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화답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게 해 달라거나 위원회 구성을 여야 동수로 해 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법사위 권한 조정 및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강화에 대해서도 여야가 각자 다른 입장을 내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여야 원내대표가 공감대를 이뤘다”는 취지로 얘기하자 권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가) 오버해서 해석한 것”이라고 맞섰다. 추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충돌도 예상된다. 이날 김진표 신임 국회의장이 “인사청문회 특별위원회도 시급히 구성해 남은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에 착수하자”고 제안하자 권 원내대표는 “충분히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청문회를) 할 수 있음에도 그에 대한 협조는 안 하고 인청특위를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에 반대”라고 못 박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가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 극적 합의를 이뤘지만 들여다보면 쟁점은 그대로 남겨 뒀다”며 “신임 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를 중재해 협상을 이끌 리더십 시험대에 섰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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