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최고위 회의서 마이크 치우고 발언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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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윤리위 심의 앞두고 침묵모드
당내 “김승희 사퇴, 李압박 메시지… “마녀사냥식 징계 부당” 반론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준석 대표의 당 윤리위원회 징계 논의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4일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화제가 됐다.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문제될 것이 없다”고 버티던 김 후보자가 대통령실과 여당의 물밑 조율 끝에 전격적으로 퇴장한 것을 두고 “이 대표에게도 해당되는 정치적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 이처럼 여권 전체가 이 대표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공개 발언을 자제하며 낮은 자세를 이어갔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김 전 후보자의 사퇴가 이 대표를 둘러싼 7일 윤리위의 향배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됐지만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여당의 지속적인 압박 끝에 사퇴한 김 전 후보자를 둘러싼 움직임이 이 대표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출근길에 도덕성을 강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단순히 의혹만으로 징계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윤리위가) 여론으로 마녀사냥 하듯이 징계를 때릴까 봐 걱정이 된다”며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이 대표 성 접대 의혹) 그 주장만을 수용해서 징계를 때리게 되면 윤리위 자체가 존립의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2030세대 표심에 강점이 있는 이 대표의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당사자인 이 대표는 이날 침묵을 이어갔다. 그는 당 최고위에서 앞에 놓인 마이크를 오른손으로 치우며 공개발언을 하지 않았고, 회의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주특기인 ‘페이스북 여론전’도 뜸해졌다.

하지만 이 대표와 공개적으로 충돌했던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부터 ‘최고위 보이콧’을 선언하며 이 대표를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이날 최고위에 불참한 배 최고위원은 “당 대표 개인 신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채 회의를 여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김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참고인 조사 때 시간 제약으로 확인할 내용을 다 조사하지 못했다”며 “질의할 게 한 번 조사로 끝날 정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이준석#최고위 회의#침묵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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