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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강제동원 민관협의회 출범… 피해자 설득이 최우선이다

입력 2022-07-05 00:00업데이트 2022-07-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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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시민들이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0.5.1 뉴스1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민관협의회가 어제 첫 회의를 열고 출범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주재한 회의에는 정부 인사와 전문가, 피해자 측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협의회는 이르면 가을로 예상되는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매각) 결정이 나오기 전에 외교적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의견수렴에 집중할 계획이다.

민관협의회 출범은 그간 물밑에서 논의되던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공식화함으로써 실질적 진전을 모색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로 볼 수 있다. 당장 일본 측이 한일관계의 파국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현금화 결정이 다가오는 터에 마냥 논의를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도화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협력의 정상화도 시급한 형편이다.

하지만 그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은 과제다. 한일 기업 등 민간이 참여하는 자발적 기금 조성과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대신 배상금을 지급하는 대위변제 방안이 거론되지만, 그게 유효한 해법이 되려면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국민 여론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피해자 대리인·지원단은 어제 ‘피해자와 일본 기업의 직접 협상’을 요구했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측의 고압적 태도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두고 ‘국제법 위반’이라며 “한국 측이 먼저 해법을 제시하라”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위변제 같은 해법으로 일단 최악의 국면을 피할 수는 있겠지만 이후 일본 측의 상응 조치 없이는 2015년 위안부 합의와 같은 졸속 논란만 낳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양국 모두에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3년 만에 재개된 한일 재계회의가 어제 1998년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의 전환을 다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하지만 한일관계의 진정한 복원을 위해선 양국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 피해자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설득 노력도 필수적이지만, 그 바탕엔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일본 측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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