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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코로나19 피해보상위, 운영 방식 납득 어려워”

입력 2022-07-04 03:00업데이트 2022-07-0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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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 전문위원 신현호 변호사
“위원회, 기준 기계적으로 적용해 인과성 인정 의견 묵살”
“위원장 주도, 형식적 동의…일부 위원 의결서 제출 않기도”
“보상, 국가 정책 신뢰성 제고 차원에서 접근해야”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전문위원회 소속 신현호 변호사.
“우리 국민 4000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어요. 그럼 우리나라 기준을 만들어야지요.”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 전문위원 신현호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18일 회의에서 이같이 성토했다. 이날 회의에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심근염이 발생해 사망한 21세 남성의 접종 인과성 여부를 두고 언쟁이 벌어졌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피해보상위 위원장은 회의에서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에서 심근염을 화이자의 이상반응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고집했다. 이에 신 변호사는 “무조건 국제적 기준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언”이라고 했다.

신 변호사는 한국의료법학회 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을 지낸 의료사건 전문 변호사다. 2003년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위원회에서 약 8년 동안 활동했다. 이후 감염병관리위원회 위원을 거쳐 2019년부터 다시 예방접종 피해보상위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다음은 최근 본보 인터뷰 일문일답.

―피해보상위 운영방식을 비판하는 변협 성명을 주도한 이유는?


“그동안 피해보상위는 미국이나 유럽 주요 기관이 인정한 이상반응을 기준으로 피해보상을 결정해왔다. 백신 말고 이상반응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위원들이 의견을 모은 경우도 ‘4-1’(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근거 불충분) 항목으로 결정됐다. 답답해서 회의 도중 ‘우리가 FDA의 한국지부이냐’고 불만을 표한 적도 있다.”

―인과성 여부는 과학적으로 따져야 하지 않나.

“환자 개개인의 정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립된 기준만 기계적으로 적용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게 문제다. 더구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백신이 기저질환을 촉진했을 수도 있는데,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의 4-2(백신보다는 다른 이유로 증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로 결론짓는다.”

―과거 현재 피해보상위 운영을 비교하면….

“예전에는 위원들이 난상 토론을 벌인 뒤 각자 서류에 결론을 적어 내 과반 이상의 다수결로 보상을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피해보상위는 위원장 주도로 결론을 내리고 형식적으로 다른 위원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일부 위원이 반발해 한동안 의결서를 제출하지 않은 적도 있다.”

―개선 방향을 제언한다면….

“백신 예방접종 피해보상은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성 제고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가가 재난 극복을 위해 ‘안전하다, 문제가 나타나면 책임지겠다’며 접종을 권장했다. 그 후 발생한 이상반응에 대해 ‘아직 학문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보상하기 곤란하다’고 하면 납득할 국민이 어디 있겠나.”

특별취재팀
팀장 조응형 기자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 기자
vaccine.donga.com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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