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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野소장파 잇단 당권 도전, 새 비전·가치 내걸고 승부하라

입력 2022-07-04 00:00업데이트 2022-07-0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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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소장파들의 당 대표선거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97세대(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인 강훈식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부끄러움과 반성의 시간을 끝내고 혁신과 미래의 시간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97세대의 당권 도전 선언은 앞서 강병원, 박용진 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20대인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당 대표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인 이재명 의원에 맞서 소장파 중심의 세대교체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지난 대선 패배는 ‘이념 과잉’ 정치의 틀을 넘어서지 못한 결과였다. 정치의 방향을 민생 현실보다는 이념에 거꾸로 맞췄다. 그런데도 진심 어린 참회와 반성을 하기는커녕 0.73%포인트 격차만 보고 ‘졌지만 잘 싸웠다’는 안이한 자세로 일관했다. 지방선거 참패는 이런 행태에 대한 민심의 엄중한 경고였다. 소장파 주자들은 지금 민주당이 처해 있는 현실부터 냉철하게 직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출사표를 던진 소장파들은 스스로 당 쇄신과 혁신의 길을 제대로 걸어왔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일부 의원들은 강경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침묵하며 당 지도부의 입법독주를 방조해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저한 자기반성도 없이 무조건 반성과 쇄신을 외친다면 당원들과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겠는가. 소장파 주자들의 진솔한 고해성사가 없다면 당권 도전이 세대교체론에 편승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이번 전대는 낡은 민주당을 깨고, 새로운 민주당으로 태어나는 무대가 되어야 한다. 젊은 세대의 출마는 이런 변화의 마중물이 될 순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다. 핵심은 민주당의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내거는 것이다. 당의 고루한 관성을 깨기 위해선 핵심 지지층과 충돌하는 불이익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가야 할 길이라고 이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민심과 등진 팬덤 정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이념정치가 아닌 민생정치를 복원하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고 치열하게 맞붙어야 한다. 소장파들의 당권 도전에 걸어보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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