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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무역적자 만성화 조짐… 저성장 굴레 벗을 수출대책 급하다

입력 2022-07-02 00:00업데이트 2022-07-02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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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부터 6월까지 수입이 수출보다 많은 적자 상태가 계속되면서 상반기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인 103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어제 밝혔다. 무역적자가 3개월 연속 이어진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사상 최악의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난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1년 만에 원유 가격은 1.6배, 가스 가격은 3.3배, 석탄 가격은 3.5배로 오르면서 상반기 에너지 수입액이 전년 동기보다 87.5% 증가했다. 반면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은 지난달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산업부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산과 출하에 차질이 생기면서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외부 요인으로 충격을 받은 데다 내부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무역 성적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무역적자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만성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은 미중 경기 부진에다 계속되는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교역 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고유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름철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적자폭이 더 커질 여지도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안이 고착화할 경우 한국은 탈출구를 찾기 어려워진다. 이미 기업들은 올 하반기 주력 분야인 전기전자, 철강, 석유화학 업종에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다 무역적자 쇼크가 덮치면서 어제 코스피는 18개월 만에 장중 2,300 선이 무너졌다. 교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무역수지를 흑자로 돌리지 못하면 경제 전반이 침체될 수 있다. 정부는 어제 중소기업 전용 공동물류센터 확충, 온라인 상설 전시관 운영 등 중소업계 수출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지금의 무역위기는 이 정도의 단기 대응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관계 당국은 무역 현장에 뛰어들어 기업의 애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역적자 만성화와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방위 지원체계를 즉시 가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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