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다시 거론한 北, 남북 접경 긴장 고조 우려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1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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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에서 날아온 대북 전단을 코로나19 유입 경로로 지목하면서 남북 접경에서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지난 4월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악성비루스의 유입 경위가 확증된 데 따라 분계 연선 지역과 국경 지역들에서 바람을 비롯한 기상 현상과 풍선에 매달려 날아든 색다른 물건들을 각성 있게 대하고 출처를 철저히 해명하며 발견 즉시 통보하는 전인민적인 감시 체계, 신고 체계를 강화하고 비상 방역대들에서 엄격히 수거, 처리하는 등 방역학적 대책들을 더욱 강화할 데 대한 비상 지시를 발령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접경 지역에서 날아오는 대북 전단을 막기 위한 명분을 쌓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14년 당시처럼 북한이 대북 전단을 향해 고사총을 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북한은 2014년 10월10일 오후 대북 전단을 담은 기구를 향해 고사총을 발사했다. 총탄은 한국 군부대 주둔지와 중면 면사무소에 떨어졌다. 한국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경고 방송 후 K6 중기관총으로 40여발을 북한 경계초소(GP)를 향해 쐈다.

그러자 북한은 한국 쪽 군 초소를 향해 개인 화기로 응사했으며 해당 한국군 역시 K2 소총 9발로 북 GP에 재응사했다.

이는 2010년 북한 비무장지대(DMZ) 총격전 이후로 처음으로 발생한 육상에서의 무력 충돌이었다. 이때 연천군 일대에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다. 최고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 상황에서는 군과 경찰, 예비군이 명령에 따라 지정된 지역으로 출동해 수색, 전투 태세를 완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남북 접경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탈북민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다시 살포하고 있고 통일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의 책임을 사실상 남한에 전가함으로써 향후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매우 강경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2014년에 그랬던 것처럼 대북 전단을 담은 풍선이 북측 지역에 떨어지지 않도록 전방의 북한 군인들이 풍선을 향해 고사총으로 사격할 수 있다”며 “북한이 쏜 고사총 총알이 남측 지역에 떨어지면 한국도 북측의 GP나 고사총 진지를 향해 사격을 하고 북한이 거기에 다시 강경 대응함으로써 남북한 간에 군사적 긴장이 매우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발표를 통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국 내 최근 서해 어업지도원 사건에 대한 북한식 대응 차원의 정치화로도 해석 가능하다”며 “한국 내에서 이 문제가 재부상함에 따라 국제 사회의 관심이 다시 모아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공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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