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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최초 아이돌’ 엘비스… 온 세상이 그의 음악 들었다

입력 2022-07-01 03:00업데이트 2022-07-01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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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프레슬리 일대기 영화 ‘엘비스’, 현란한 편집으로 지루할 틈 안 줘
주연 맡은 버틀러 직접 노래해… 엘비스 딸 “목소리, 아버지인 줄”
톰 행크스 악마 매니저 연기 눈길
영화 ‘엘비스’에서 엘비스 프레슬리가 TV쇼에 나와 열창하는 장면. 엘비스 프레슬리 역을 맡은 오스틴 버틀러는 머리 스타일부터 패션, 눈빛, 목소리까지 프레슬리를 그대로 재현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번들거리는 머리에 건들거리는 태도. 이상한 모양새의 19세 소년이 무대에 등장한다. 골반을 튕기고 다리를 마구 떨어대는, 1954년 기준으로는 파격 그 자체인 퍼포먼스와 백인임에도 흑인 창법을 선보이는 그에게 백인 소녀들은 열광한다. 가장 조용한 소녀마저 참지 못하고 끝내 소리 지르게 만드는 이 마성의 소년은 엘비스 프레슬리(오스틴 버틀러). 톰 파커(톰 행크스)는 그의 스타성을 한눈에 알아보고 “온 세상이 네 음악을 듣게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한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엘비스’는 로큰롤의 황제이자 세계 최초의 아이돌 스타 프레슬리(1935∼1977)의 일생을 담았다. 프레슬리 매니저로 그를 착취하는 데 골몰했던 탐욕스러운 인물 파커가 자신이 위독하던 1997년 프레슬리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프레슬리의 어린 시절부터 42세로 요절하기까지 일대기를 1, 2초 만에 장면이 마구 바뀌는 현란한 편집을 통해 뮤직비디오처럼 보여준다. ‘하운드 독’ ‘제일하우스 록’ 등 그의 대표곡 템포에 맞춰 편집한 덕에 각 노래의 흥을 느끼며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코믹스를 활용하거나 1950, 60년대 미국 쇼프로그램 화면을 차용한 편집, 분할 편집 등 다채롭게 시도한 편집으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영화는 ‘물랑루즈’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든 배즈 루어먼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는 프레슬리가 흑인이 많이 거주하는 미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살며 흑인음악에 매료되는 과정, 파커를 만나 미 전역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는 모습을 스타일리시한 편집으로 담아내며 전기영화의 딱딱한 틀을 부순다. 영화는 그 자체로 센세이셔널했던 그의 음악이다. “저속한 춤을 춘다”거나 “흑인 문화를 퍼뜨리고 백인들을 분열시킨다”며 백인 주류 사회에서 맹비난을 받으며 고초를 겪은 모습도 그렸다. 당시 미 남부에 남아 있던 인종분리법의 민낯을 보여준다.

프레슬리의 그윽한 눈빛과 허스키한 목소리, 걸음걸이와 손짓을 그대로 살려낸 신인 배우 버틀러의 열연이 돋보인다. 10대부터 40대까지의 엘비스를 연기한 그는 실제 영화 속에서 나이를 먹는 듯하다. 데뷔 초인 1950년대 노래들은 그가 직접 불렀다. 프레슬리의 딸 리사 마리 프레슬리는 영화 속 버틀러 목소리를 아버지 목소리로 착각했을 정도라고 한다.

행크스의 연기 변신도 관람 포인트. 프레슬리의 심리를 교묘하게 조종하고 노예 계약을 맺어 프레슬리가 위급한 상태일 때조차 무대에 세우며 착취한 악마 매니저 연기를 과거 작품 속 그의 모습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성공적으로 소화해냈다.

프레슬리의 명곡이 연이어 나오는 데다 감각적인 편집이 더해진 덕에 콘서트장이나 클럽에서 노는 기분으로 관람할 수 있다. ‘대중문화 혁명가’였던 프레슬리 이야기와 노래에 더 깊게 빠져들려면 사운드에 특화된 특별관에서 볼 것을 권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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