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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MB정부 댓글 조작’ 조현오 전 경찰청장, 징역 1년 6개월 확정

입력 2022-06-30 13:17업데이트 2022-06-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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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2010~2012년 댓글 약 1만2880개 작성 지시 혐의 인정
1심 징역 2년, 2심에서 6개월 감형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온라인 여론조작을 지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4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1.2.4/뉴스1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의 온라인 댓글 여론 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30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청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전 청장은 2010~2012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찰관들에게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온라인 댓글을 작성해 정부와 경찰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2018년 10월 구속 기소됐다. 조 전 청장은 천안함 폭침과 구제역, 한진중공업 파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당시 주요 현안에 대해 약 1만2880개의 댓글과 게시물을 작성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경찰관들에게 우회아이피(VPN), 차명 아이디를 사용해 경찰, 정부에 우호적 댓글을 작성하게 하며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경찰의 온라인 댓글 작성과 같은 여론 조성 행위가 경찰청장의 일반적 직무권한 밖의 업무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2심에선 일부 댓글 작성 행위가 무죄로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됐다. 2심 재판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기관인 경찰이 국민들의 의사형성 과정에 조직적·계획적 개입한 것은 헌법질서에 반하는 행위이고,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경찰관을 암시하거나, 경찰관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글과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댓글 작성 등은 경찰관으로서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면서 경찰관 신분을 밝히고 작성한 댓글, 경찰을 비판한 글을 리트윗한 게시물 등 101건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2심 당시 조 전 청장은 “서울경찰청장에 재직하던 2010년 1~8월 게시글 작성 지시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대법원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2012년 4월 경찰청장에서 퇴임한 조 전 청장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4년 3월 징역 8개월이 확정된 바 있다. 또 서울경찰청장 재직 당시 건설업자로부터 뇌물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5월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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