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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올해 12년 여정 마침표 찍는 뮤지컬 ‘서편제’… 이자람-차지연이 본 ‘서로의 송화’는

입력 2022-06-30 03:00업데이트 2022-06-3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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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 “뜨겁고 처절한… 슬픈 모닥불 같은 송화”
차지연 “제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위대한 송화”
이자람
창작 뮤지컬 ‘서편제’는 2010년 초연 이후 네 시즌에 걸쳐 공연된 만큼 흥행작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뮤지컬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지만, 매 시즌 적자가 나거나 가까스로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었다.

‘서편제’를 연출해 온 이지나 연출가는 “초연 때부터 관객과 평단의 반응이 좋았지만 계속 적자가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한국적 소재로 뮤지컬을 창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제작자를 찾지 못하자 직접 제작자로 나섰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8월 12일 개막하는 뮤지컬 ‘서편제’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12년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원작 저작권 사용 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이청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어느 소리꾼 가족의 한(恨) 담긴 일생을 다룬다. 그간 많은 배우가 ‘서편제’를 거쳐 갔지만 소리꾼 이자람(43)과 뮤지컬 배우 차지연(40)은 주인공 송화 역을 맡아 초연부터 끝까지 함께했다. 최근 두 사람에게 ‘송화 12년’을 물었다.

―서로 ‘어떤 송화’라고 생각하나요.

“지연이의 송화를 보면 슬퍼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슬픔에 마음을 확 빼앗겨 버렸어요. 뜨겁고 처절하고 슬픈, 모닥불 같은 송화예요.”(이자람)

“자람 언니가 표현하는 송화는 제 심장이 먼저 반응할 만큼 귀하고 위대해요. 자람 언니는 ‘서편제’ 그 자체입니다.”(차지연)

―12년 전 ‘서편제’ 송화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이지나 연출가가 대뜸 전화해 ‘너의 재능을 용병처럼 막 쓰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아직도 정말 생생해요. 그런 멋진 제안을 누가 거절하겠어요.”(이자람)

“제가 어릴 때 외할아버지에게 판소리 고법(판소리 북 반주)을 배웠다는 사실을 알았던 창작진에게서 연락이 왔죠(차지연은 판소리 명인인 송원 박오용 선생·1926∼1991의 외손녀로, ‘서편제’ 초연 때부터 북장단을 직접 만들었다).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와 자람 언니의 판소리를 한 자락씩 따라 부르며 엄격하게 오디션을 봤어요.”(차지연)

차지연
―‘서편제’는 상업적으로 흥행하지 못했습니다. 서운함은 없었나요.


“판소리가 지닌 장르적 한계, 편견과 싸우는 것은 제 몸에 완전히 배어있어요. 낯설지 않은 감각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작품을 올려줘서 고맙죠.”(이자람)

―두 사람 모두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했습니다.


“지연이와 상부상조했어요(웃음). 제가 넘버 ‘살다 보면’이 어렵다고 하면 지연이가 봐주고, 지연이가 ‘심청가’ 때문에 분장실에서 울고 있을 때 도와주며 친해졌어요.”(이자람)

“평생 해보지 않은 판소리를 해야 하는 사실이 버거웠어요. 생각해 보면 송화는 배우로서 저를 강단 있게 만들어줬고 ‘인간 차지연’의 삶도 토해낼 수 있게 해줬어요.”(차지연)

―‘서편제’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요.


“‘나의 소리.’ 송화의 삶과 가장 가까운 노래 같아요. 그 노래를 마친 후로 송화는 상황에 개의치 않고 저벅저벅 제 갈 길을 가는 느낌이 들어요.”(이자람)

“아무래도 ‘살다 보면’이 아닐까요. 슬프지만 아름답고, 아름답지만 서글프죠. 은은한 미소로 늘 제게 손을 내밀어주는 곡이에요.”(차지연)

―마지막 공연입니다. 어떤 송화를 준비하고 있나요.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연연하지 않을 거예요. 2010년부터 늘 죽을힘을 다해 해왔던 것처럼 이번의 송화도 그 마음, 그 자세로 임할 겁니다.”(차지연)

“큰일이 다가와도 별일 아닌 것처럼 툭 털고 일어나는 송화요. 겉은 어떨지 몰라도 송화의 내면은 늘 튼튼하고 유쾌했으면 좋겠어요.”(이자람)

8월 12일∼10월 23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6만∼13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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