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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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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TREND WATCH]

스티브 잡스를 꿈꿨던 미국판 황우석
‘드롭아웃’(디즈니+)


엘리자베스 홈즈는 미국 의료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창업자다. 스티브 잡스를 동경한 그는 사업 아이템을 찾자마자 스탠퍼드대를 중퇴한다. 단 몇 방울의 피로 240가지의 질병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사업 구상. 20대 여성 CEO는 수십억 달러 투자 유치와 함께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포브스’ ‘포춘’ 등 경제지 커버를 장식했다. 하지만 그녀의 성공 신화는 또 다른 언론에 의해 붕괴된다. 2015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테라노스가 만든 키트 성능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 없다는 내용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홈즈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투자자와 고객, 심지어는 테라노스 직원들을 속여 왔던 것.

엘리자베스 홈즈 역을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맡아 말을 꼭꼭 씹어 뱉어내는 발음을 구사하는 실제 홈즈의 목소리를 100%에 가깝게 구현해냈다.

‘위워크’의 흥망성쇠를 다룬 애플tv+의 ‘우린 폭망했다’,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의 야망과 기행을 다룬 티빙의 ‘슈퍼 펌프드: 우버 전쟁’과 함께 ‘실리콘밸리형 창업자의 몰락 3부작’으로 묶을 수 있다.

잠들기 직전 ‘크아아앙’, 공룡 ASMR
‘선사시대: 공룡이 지배하던 지구’(애플TV+)


난데없이 서울 명동에 공룡이 등장했다. 거대한 티라노사우르스가 수영하는 모습이 애플스토어 3호점 외관에 재현돼 있다. 알고 보니 5월 23일 애플TV+를 통해 공개된 ‘선사시대: 공룡이 지배하던 지구’(선사시대) 홍보를 위한 것이었다.

애플TV+는 다큐멘터리 명가 BBC와 손잡았다. 누구나 유년기 한때 최대 관심사였을 공룡이 주제다. 모르는 이가 드문 티라노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를 비롯해 오리를 닮은 데이노케이루스, 작은 공룡을 한입에 꿀꺽할 수 있는 크기를 자랑하는 ‘악마 두꺼비’ 베엘제부포 등 선사시대 생물이 등장한다.

‘아이언맨 1, 2’를 흥행으로 이끈 존 파브로 감독, ‘캐리비안의 해적’ ‘인터스텔라’ 음악으로 유명한 한스 짐머 등 화려한 제작진이 참여했다. ‘아름다운 바다’ ‘살아있는 지구’ 등 BBC 자연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으로 익숙한 데이비드 애튼버러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장엄한 자연경관을 보고 있노라면 오늘 속세에서 처리하지 못한 일은 금세 잊힐 것이다.

팔자 사나운 개구리 한 마리를 아시나요
‘밈 전쟁: 개구리 페페 구하기’(디즈니+)


어쩌다가 귀여운 개구리 캐릭터가 미국 대안 극우(Alt-right)의 아이콘이 됐을까. 페페(Pepe)는 2006년 맷 퓨리가 그린 만화, ‘보이즈 클럽’의 메인 캐릭터다. 친구들과 함께 ‘칠(chill)하게’ 시간을 죽이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의 외양을 본떠 페페를 만들었다.

페페가 “기분 ‘개’ 좋아(Feels good man)”라고 말하는 만화 컷이 당시 SNS인 마이스페이스에서 화제에 올랐다. 이후 페페는 온라인 세상을 헤엄치기 시작한다. 그러다 미국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포챈(4chan)’에 정착하며 일생이 피곤해진다. 초록 개구리의 슬픈 눈은 포챈 이용자들의 패배감, 소외감을 대변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에는 트럼프, 트럼프 지지자를 상징하는 캐릭터가 되기도 했다. 페페가 극우의 상징이자 혐오 표현으로 낙인찍히자 급기야 페페의 창작자는 2017년 페페의 장례식을 만화로 그려 그의 사망을 알린다.

다큐멘터리는 초록 개구리의 탄생과 죽음을 따라가며 인터넷 밈(meme) 문화, 저작권 이슈 등 다양한 화두를 던진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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