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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잡초, 뽑을수록 더 강해졌다

입력 2022-06-25 03:00업데이트 2022-06-2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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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는 식물들/존 카디너 지음·강유리 옮김/392쪽·1만8800원·윌북
“잡초는 인간이 만들었다.”

잡초라고 불렀기에 내게 와서 잡초가 되었다는 의미론적 표현이 아니다. 인간이 농경을 시작한 뒤 노동량의 대부분은 작물에게 필요한 양분과 햇빛을 빼앗는 ‘골칫덩어리 풀’을 제거하는 작업에 투입됐다. 그 결과 이 골칫덩어리들은 쉽게 제거되지 않는 쪽으로 진화했다. 이들은 인간 사회의 모습도 바꿔 나갔다. 누구나 피하는 잡초 제거하기엔 피정복민이 투입되기 일쑤였고, 계층이 분화됐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잡초를 정의하기 어려운 것은 우리와 너무 닮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공간을 잠식하고 자원을 차지한다. 끼어들기 좋아하고 경쟁심 많고 밉살스럽다.”

잡초의 위상도 시대와 인간의 선택에 따라 변한다. 서양 민들레는 18세기에 프랑스인이 샐러드로 먹던 사랑스러운 풀이었다. 시인 에밀리 디킨스는 민들레에 부치는 시 네 편을 썼다. 그러나 미국에서 푸른 잔디밭이 사랑을 받기 시작한 뒤 그 질서정연한 모습을 깨는 민들레는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저자가 이 책을 쓰는 도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상을 뒤흔들었고, 저자는 새로운 통찰을 발견한다.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도, 대부분의 잡초도 인간이 자연을 잘못 관리한 데서 비롯됐다. 잡초는 인간이 식물의 환경을 교란하고 경쟁 식물을 없애고 자원에 변화를 주고 그들 가까이 접촉할 때 발생한다. 새 바이러스도 그렇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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