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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南 지도 걸고 보란 듯 작전 회의한 北… 韓美 작계 수정 서둘라

입력 2022-06-25 00:00업데이트 2022-06-25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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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2일 김정은 총비서의 주재 하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 2일 차 회의를 진행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회의에서는 당의 군사 전략적 기도에 따라 조선인민군 전선(전방)부대들의 작전 임무를 추가 확정하고 작전계획을 수정하는 사업과 중요 군사조직 편제 개편과 관련한 문제들을 토의하였다”라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최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쟁억제력 강화를 위한 중대 문제’를 심의, 승인했다. 전방부대의 작전 임무를 추가했고 작전계획을 수정했다. 북한 매체는 이를 전하면서 군 수뇌부가 남측 동해안 축선이 그려진 지도를 걸어놓고 회의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사흘간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전략적 견해와 결심”을 피력했다.

북한이 작계 수정 사실을 이례적으로 알리면서 남한 지도가 펼쳐진 회의장을 공개한 것은 ‘남한을 타깃으로 작전계획을 손봤다’는 노골적 메시지다. 모자이크 처리를 하긴 했지만 지도에는 경북 포항까지 포함돼 있다. 이번 작계 수정은 4월 북한이 시험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실전 배치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을 위한 것”이라고 했던 단거리 미사일이다.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위협이 실제 전력화 단계로 들어서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한반도 내 군사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는다는 점에서 심각한 위협이다. 북한이 전술핵을 앞세워 그동안 대부분의 재래식 무기에서 남한에 밀렸던 열세 구도를 뒤집겠다는 것이다. 전술핵 연쇄실험이 될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도 시간문제다. 북한이 의결했다는 ‘전쟁억제력 강화의 중대 문제’가 7차 핵실험 승인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의 전술핵 개발 및 배치 시도가 신냉전 구도에 편승해 이뤄지는 것도 문제다. 국제사회의 진영 싸움으로 제재 논의가 무력화한 틈을 타 북한은 올해만 19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작전계획 5015’를 대체할 새 작계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달라진 위협 분석부터 군 전력 증강, 구조 개편 등까지 아우르는 작계 수정은 때로 수년이 걸리는 작업이다. 현재 북한의 움직임을 볼 때 지금보다 더 속도를 내야 한다.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도 빠른 시일 내에 재가동해야 한다. 서두르지 않으면 고도화하는 북한의 대남 핵 위협을 제때 제대로 막아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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